우주관 오디세이 - 뉴턴, 우주의 수학적 원리를 캐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은 우주가 수학적이고 기계적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최초로 정식화했습니다. 특히 뉴턴은 인간이 우주의 원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로써 우주를 원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 이후 근대 과학의 여명기에 인류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해답을 뉴턴이 마침내 제시한 것입니다.
인류는 뉴턴에 이르러 진정한 과학의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주는 신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지 않으며, 그 운행 원리 면에서 하늘과 땅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주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신비로워 보이지만 인간이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면 그 작동 원리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우주는 탐구의 대상으로 인간에게 다가온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신비로운 우주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세상에 어떻게 비쳐질지 모른다. 나는 단지 바닷가에서 뛰어놀면서, 쉽게 볼 수 없는 매끈한 조약돌이나 예쁜 조개껍데기를 발견하려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기뻐하는 작은 아이일 뿐이다. 내 앞에 놓인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발견되지 않은 채로 있는데.
(I do not know how I may appear to the world, but to myself I seem to have been only like a boy, playing on the seashore, and diverting myself, in now and then finding a smoother pebble or prettier shell than ordinary, whilst the great ocean of truth lay all undiscovered before me.)
필자는 대학 초년생 시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뉴턴이 말년에 썼다는 문장을 처음 읽고 전율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칭송받는 뉴턴이 자신을 진리의 바닷가에 노니는 어린아이에 비유하다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물리학도로서 뉴턴에 한없는 경의를 표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가 누구냐는 설문조사가 2006년 초 영국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주인공은 누굴까요. 상대성이론을 창시한 아인슈타인? 아닙니다. 뉴턴이었습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선데이 타임스》는 지난 1999년 9월 12일 자에서 뉴턴을 밀레니엄(천년)의 위대한 인물로 선정했습니다.
또 미국의 《타임》은 밀레니엄을 분석한 두 번째 기사에서 뉴턴을 17세기의 인물로 선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칭송했습니다.
“뉴턴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세기의 인물이다. 그는 이성적인 우주를 상상해냈고 증명해냈다. 실제로 인간의 정신을 다시 고안해 낸 것이다. 뉴턴은 이전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지적 도구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전례가 없는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다.”
이 같은 평가대로 뉴턴은 좁게는 세기(17세기)의 과학자이자, 밀레니엄의 혹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과학을 통일해 인간 혹은 인간 이성의 위대함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17세기 이후 서구에 이성의 시대가 활짝 핀 것은 뉴턴에 거의 전적으로 힘입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뉴턴 이후 최고의 천재인 아인슈타인이 뉴턴을 바라본 관점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뉴턴)는 인류 지성사의 전환점이었다. 뉴턴 이전에는 경험 세계의 심오한 특성들을 표현해줄 수 있는 물리적 인과율의 체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서양식의 사유와 연구, 실험방법을 결정해준 사람은 뉴턴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었으며 오직 뉴턴이 그 길을 제시했다. 그는 핵심이 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뛰어났을 뿐 아니라 그 시대에 이용 가능했던 실험 데이터를 독창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수학적이고 물리학적인 세세한 증명방법에 대해서도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했다.”
영국 트리니티 대학에 있는 뉴턴 흉상의 밑 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라틴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Qui genus humanum ingeno superavit.” 이 문장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진리의 바닷가 해변에서 조약돌과 조개껍데기를 주우며 노니는 아이’에 비유했습니다.
불멸의 업적 - 『프린키피아』
그렇다면 인간 이성의 위대함을 증명했다는 뉴턴의 과학적 업적은 무엇일까요? 뉴턴은 45세 때인 1687년 자신의 모든 과학적 발견을 집대성해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 Mathematical Principles of Natural Philosophy : 프린키피아)』를 출간했습니다. 뉴턴은 이 책에서 우주가 수학적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는 단순하고도 심오한 진리를 정식화했습니다. 우주의 운행 원리를 중력법칙과 세 가지 운동법칙으로 상세하게 밝혔을 뿐 아니라, 물리학의 법칙이 전 우주에 동등하게 미치는 보편법칙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뉴턴은 이 책에서 물리학 전체의 토대를 세운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뉴턴이 순전히 혼자 힘만으로 이룩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말했듯이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 갈릴레이와 같은 ‘거인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프린키피아』가 그토록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코페르니쿠스 이후 과학자들이 찾아 헤맨 해답을 누구보다 명확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프린키피아』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뉴턴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처럼 『프린키피아』를 구성했습니다. 공리(axiom)를 설정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연역해 법칙들을 확장시켜 나간 것입니다. 그는 실험을 통해 귀납적으로 얻은 세 개의 공리를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관성의 법칙, 힘과 가속도 법칙, 작용반작용 법칙 등 세 가지 운동법칙입니다.
『프린키피아』 전체는 불과 이 세 가지 운동법칙으로부터 연역된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성취입니까? 천체의 운행 원리인 만유인력의 법칙은 힘과 가속도 법칙과 관성의 법칙을 결합해 수학적으로 연역한 것입니다. 뉴턴은 세 가지 운동법칙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리를 통해 천체의 운동을 비롯한 자연계의 모든 운동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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