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s) 기원을 밝히다
초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s) 기원을 밝히다
조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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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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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의한 강력한 에너지 생성 연쇄반응 개념도. 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에 의해 초고에너지 우주선과 고에너지 뉴트리노, 그리고 고에너지 감마선이 생긴다. 출처: NASA
세 가지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초거대 블랙홀에 의해 생긴 가족입자
우주 공간을 떠돌다 지구에 쏟아지는 수많은 우주방사선 중 초고에너지 우주선(ultrahigh-energy cosmic rays), 고에너지 뉴트리노(high-energy neutrinos), 고에너지 감마선(high-energy gamma rays) 등 세 가지 ‘우주 메신저’ 입자는 천체입자물리학의 가장 큰 신비였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공동연구팀이 초고에너지 우주선, 고에너지 뉴트리노, 고에너지 감마선 등 세 가지 우주선이 단일한 기원을 가진 가족 입자라는 매우 설득력 있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고 영국의 과학기술 전문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의 이론에 따르면 신비에 싸인 세 가지 우주선의 기원은 바로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다. 그러니까 초고에너지 우주선(부모 입자)와 고에너지 뉴트리노, 고에너지 감마선(아들, 딸 입자)은 은하 중심의 초거대블랙홀이 낳은 가족 입자라는 것이다. 흔히 우주선 하면 우주를 떠돌다 지구에 오는 모든 입자들을 통칭하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 특히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세 입자는 이처럼 따로 부른다.
연구팀은 이들 세 가지 초강력 입자는 에너지 크기가 각기 다르면서도 각 타입의 총합 에너지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는 데 주목했다. 이를테면 지구에 도달하는 초고에너지 우주선의 총에너지와 고에너지 뉴트리노의 총에너지, 고에너지 감마선의 총에너지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기묘한 현상으로 포착했다. 이들 세 입자 간에 물리적인 연결고리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연구팀은 우선 은하단 중심에서 지구까지 우주선의 경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우주선을 만든 양성자가 초거대 블랙홀로부터 사출된 강력한 플라즈마 제트에 의해 가속된다. 그 결과로 생성된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은하단 내에서 가스구름 및 다른 물질과 마구 충돌하면서 돌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바로 파이온(pion) 입자가 생성되는데, 이 파이온이 뉴트리노와 감마선으로 붕괴된다. 결국 우주선은 그의 자손인 뉴트리노, 감마선과 함께 은하계 공간으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여기서 그 일부가 지구로 향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시뮬레이션을 매우 상세한 정량적 설명(수치 계산)에 기초한 모델로 발전시켰다. 이 연구는 최초의 천체물리학 모델로 기록되었다. 연구팀의 모델은 지구에서 관측된 세 가지 우주선 입자의 양과 에너지 데이터와도 매우 잘 부합한다. 고에너지 우주선의 기원에 관한 매우 설득력 있는 설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김 위버 박사는 “그동안 신비에 싸여 있던 세 가지 우주선 입자의 기원에 관한 매우 우아한 설명”이라며 "이는 우리 우주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초고에너지 우주선은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들 중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이다. 이 우주선은 놀랍게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가속기인 CERN의 강입자가속기(LHC)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유령입자로 불리는 뉴트리노(중성미자)는 물체와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 특히 100만MeV 이상의 에너지를 가진 고에너지 뉴트리노는 남극 아이스큐브 관측소에서 탐지된 바 있다. 감마선은 가시광선의 광자보다 10억 배 이상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지난해 중성자별 충돌 과정에서 중력파와 함께 발생한 초강력 감마선을 페르미감마선우주망원경 등이 관측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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