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동시에 두 가지 상태를 갖는 초전도체 발견

조송현 승인 2019.10.18 14:45 | 최종 수정 2019.10.18 15:40 의견 0
Researchers have found a material that naturally exists in two states at once, allowing electrical currents to flow clockwise and counterclockwise simultaneouslyJohns Hopkins University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자연환경에서 동시에 두 가지 상태를 갖는 초전도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전류를 동시에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사진은 그 물질의 개념도. 출처 : 존스홉킨스대학

인류가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팀이 자연적으로 동시에 두 개의 상태를 갖는 초전도 물질(superconducting material)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양자컴퓨터를 향한 중요한 단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에 실렸습니다.

이번에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초전도 물질은 양자컴퓨터 소자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물질인데, 자연에서 동시에 두 가지 상태를 갖는 성질을 이용하여 전류가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동시에 흐를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 같은 물질이 왜 양자컴퓨터에 필수적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기본 성질에 관해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현재 컴퓨터는 2진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정보를 0과 1의 2진수 ‘비트(bit)’로 저장하고 처리합니다. 여기에 적합한 재료가 반도체입니다. 이 컴퓨터 시스템은 한 세기 동안 급속한 발전을 이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발전 속도는 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자를 빽빽하게 집적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에 봉착한 것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습니다. 그 핵심은 데이터를 0이나 1 혹은 0과 1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는 큐비트(qubits)의 사용에 있습니다.

큐비트가 뭐냐는 물음이 나올 법합니다. 큐비트(qubit)는 양자컴퓨터로 계산할 때의 기본 단위입니다. '양자비트(quantum bit)’라고도 하지요. 일반 컴퓨터의 한 비트는 0(꺼짐) 혹은 1(켜짐)을 말합니다. 반면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는 비트의 0(꺼짐)이나 1(켜짐) 상태 외에 0 and 1(꺼짐과 켜짐 상태 둘 다)의 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게 특별한 능력입니다.

이는 양자역학의 핵심 중 하나인 중첩의 원리입니다. 큐비트는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에서 상정하는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는 고양이’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 같은 큐비트 상태를 유지하려면 일반 컴퓨터의 반도체 소자로는 어림없고, 초전도 물질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연구팀이 발견한 초전도 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큐비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전류를 시계방향과 반시계반향으로 동시에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양자컴퓨터 실용화를 향한 대부분의 발전은 초전도체를 사용하여 이뤄졌습니다. 초전도체를 두 개의 상태의 중첩으로 유지하는 기술은 매우 어려다고 합니다. 매우 정밀한 외부 자기장으로 각 큐비트를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인데, 양자컴퓨터 하나를 빌딩만큼 크게 만들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초전도 물질은 외부 자기장이 필요 없이 자연환경에서 중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발견의 의미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 초전도 물질을 β-Bi2Pd라고 명명됐습니다. 이를 사진처럼 고리 모양으로 만들면 ‘플럭스 큐비트’가 됩니다. 플럭스 큐비트는 전류가 동시에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유판 리(Yufan Li)는 “우리가 발견한 초전도 재료는 미래 기술(양자컴퓨터)을 위한 하나의 블록이 될 수 있는 특별한 속성을 포함하고 있다"며 "β-Bi2Pd의 링은 자연에서 이미 이상적인 상태로 존재하며, 이것은 양자컴퓨터 개발의 판도를 바꾸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이번 발견은 매우 의미 있고 흥미롭기는 하지만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향한 한 단계일 뿐이라고 연구팀은 말합니다. 실용적인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려면 테이터의 손실을 막아주는 ‘마조라나 페르미온(Majorana Fermion)’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자기 자신의 반입자인데, 아직 입자 자체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리학자들은 마조라나 페르미온이 특정한 종류의 초전도 물질 속에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Majorana Fermion은 아직 입자 자체로서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특정한 종류의 초전도 물질 속에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들의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β-Bi2Pd의 박막들이 단지 올바른 종류의 물질이라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다음 단계가 실제로 물질의 입자들을 찾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초전도체 β-Bi2Pd의 박막들이 실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찾던 바로 그 물질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우리 연구의 다음 단계는 양자컴퓨팅을 달성하는 데 핵심인 마조라나 페르미온을 찾아 조작하는 작업”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출처: ♠Johns Hopkins University, Researchers find superconducting material that could someday power quantum computers,
https://hub.jhu.edu/2019/10/10/superconductor-material-quantum-computing/
♠Science, Observation of half-quantum flux in the unconventional superconductor β-Bi2Pd
DOI: 10.1126/science.aau6539,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6/6462/238
♠New Atlas, Schrodinger's superconductor naturally stable in two states at once
https://newatlas.com/quantum-computing/schrodingers-superconductor-quantum-computing/

<'우주관 오디세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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