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현이 만난 사람](13) '월요편지' CEO 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 "혁신경영 성과의 밑거름은 소통"

정부 경영평가서 전국 249개 지방공기업 중 유일 4년 연속 최고등급
CEO평가 최고등급, 부산시 주관 공사·공단 (이)사장 평가 1위
사회적 가치 구현·환경생활실천운동 매진, 글로벌 환경공기업 도약 견인차 평가

조송현 승인 2021.08.05 10:23 | 최종 수정 2021.10.04 12:25 의견 0
배광효 부산환경공단 이사장이 본부 인근 수영하수처리장 소화조를 가리키며 하수처리 중 나오는 소화가스를 이용한 발전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조송현]

만약 일상에서 버려지는 오·하수나 쓰레기가 제때 처리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을 성싶다. 현대도시인의 삶의 질은 그 도시의 오·하수와 쓰레기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트로폴리탄 부산시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 바로 부산환경공단이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으로 2000년 1월 설립된 부산환경공단의 핵심 기능(목적사업)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버리는 하수와 생활쓰레기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일이다. 현재 12개의 하수처리장과 1개의 분뇨처리장, 2개의 소각장, 3곳의 쓰레기매립장을 관리·운영한다. 또 환경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공급, 시민 환경교육과 환경캠페인 사업 등도 자체사업으로 추진 중이며,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도로 미세먼지 제거 사업, 노후슬레이트지붕 철거·개량사업, 해운대신시가지 난방열 공급 등도 위탁사업으로 진행한다.

청년기에 접어들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방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부산환경공단은 특히 제9대 배광효 이사장 취임 이후 최고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으며 글로벌 환경공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연말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전국 249개 지방공기업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최고등급, CEO평가 최고등급에 이어 부산시 주관 공사·공단 (이)사장 평가에서도 배 이사장이 6명 중 최고 성적을 받았다. 이 외에 일자리대상, 혁신우수공기업 인증, 동반성장위원회 사회공헌대상, 대한민국 지식대상 수상 등 많은 외부 수상·인증을 기록했다.

이 같은 평가는 배 이사장이 혁신경영, 안전경영, 윤리경영의 3대 경영방침 아래 추진한 조직문화, 인재양성, 시민소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과 차별되는 시책과 사업들이 성과를 냈음을 말해준다. 목적사업을 완벽하게 수행한 것은 물론 탄소중립, 환경신기술 개발, 환경교육과 환경캠페인, 사회공헌 등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각고의 노력을 경주했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환경의 시대이자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환경공기업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가마솥더위 계속되던 8월 첫 주 수영강변에 있는 부산환경공단을 찾아 돋보이는 경영성과의 요인 등을 물었다.

- 안녕하십니까?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즘 공단에서 제일 관심을 기울이는 사항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안전사고 예방에 ‘과잉’은 없다는 생각으로 공단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영진이 참여하여 밀폐공간 안전점검을 실시했습니다. 매년 7~8월은 밀폐공간 질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마련해 폭염 속 안전사고 예방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단은 형식적인 안전점검에서 벗어나 현장의 안전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조직 내 안전문화를 확산하는 등 사업장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밀폐공간 안전점검에 나선 배 이사장(왼쪽) [사진 = 부산환경공단 제공]

- 코로나 팬데믹도 근본적으로 따지면 글로벌 환경문제의 단면 중 하나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부산환경공단의 역할이 더 무거워졌고 따라서 더 바빠졌을 것 같은데, 대처 상황을 소개해주십시오.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24시간 나오기에 환경기초시설의 운영은 잠시라도 중단돼서는 안 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공단 시설이 가동중지(Shut-down) 된다면 이야말로 엄청난 사고죠. 공단은 우선 코로나19로부터 안전지대를 구축하기 위해 철저한 방역을 실시해왔습니다. 전 직원 대상 일일 건강체크, 거리두기 및 외부인 접촉 자제, 외부인의 출입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지요. 공단의 기술력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뉴노멀’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화상회의, 재택업무시스템, 비대면 교육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업무형태를 크게 바꾸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비대면 환경교육 콘텐츠도 개발해 적극 추진하고 있고요. 나아가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지원에도 나섰습니다.

- 부산환경공단은 모범적인 지방공기업으로 정평이 났는데, 특히 배 이사장 취임 이후 정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등급’, ‘CEO평가 최고등급’을 받고 부산시 평가에서도 산하 공기업 6곳 중 1위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압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자평하십니까?

▶굳이 비결이랄 것도 없이, 취임 이후 핵심 경영방침으로 내세운 ‘혁신’에 대해 전 직원이 공감하고 동참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이 일상이고, 행복이다’를 슬로건으로 ‘일일신 우일신 日日新 又日新’를 강조했습니다. 우리 공단은 지난 20년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정말 많은 것을 이뤄왔지만 지금까지의 경영성과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말자는 다짐이었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기관들 중에 4년 연속 최우수 등급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며, 열정적으로 동참해준 우리 공단의 전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혁신’을 실천하고 성과를 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요, 특히 공공기관의 조직을 혁신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들 합니다. 혁신 추진 사례를 소개해주십시오.

▶맞습니다. 조직을 혁신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나 조직이 혁신되지 않고 혁신의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겠지요. 그래서 제가 맨 먼저 추진한 것도 조직의 혁신이었습니다. 공단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조직을 사업소 체제에서 사업단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기존 시설 중심의 평면적인 사업소 체제로는 효율적인 사업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경영·물재생·자원에너지 분야로 나누어 사업단을 설치하고 인근 지역의 여러 처리장을 하나로 묶어 통합관리를 함으로써 효율을 높였습니다.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혁신과 함께 인사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창립 최초 특별승진(발탁승진) 및 발탁승진제, 간부 무보직제 시행 등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이와 함께 회의문화 개선, 직원과의 소통 확대, 불필요한 업무 줄이기 등 공단의 업무문화도 쇄신하려 애썼습니다.

- 혁신의 주체인 직원들과의 소통이 없었다면 혁신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직원과의 소통수단의 하나로 매주 월요일 ‘CEO의 월요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지와 진행과정을 설명해주십시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구성원의 맨 파워(Man Power)를 이끌어 내기 위해 CEO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소통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내에는 다양한 갈등 요인이 존재합니다. 임원과 직원, 관리자와 실무자, 부서 간, 세대 간의 사고와 이해관계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한데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CEO가 구성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허심탄회하게 경영자의 생각과 경영방침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때 ‘편지’가 떠올랐습니다. 매주 월요일 ‘CEO의 월요편지’라는 이름으로 한 통의 편지를 써서 직원들에게 보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조직 내·외부의 현안에서부터 금주 할 일과 지난주의 주요 성과, 놓치지 말아야 할 환경변화, 피드백이 필요한 부분 등을 솔직하게 전달했습니다. 기술혁신, 조직문화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을 간곡히 주문하기도 했고, 경험담도 허물없이 공유했습니다. 리더-직원, CEO-구성원의 관계를 떠나 인생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배 이사장이 메일로 보낸 첫 번째 'CEO의 월요편지'. [배광효 이사장 제공]

- 기억에 남는 편지를 소개해주십시오.

▶3년 가까이 쓴 편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가장 처음 썼던 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이라는 설렘, 그리고 CEO의 월요편지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결연함(?)이 녹아 있죠. 무엇에 관해, 어떠한 방법으로 전할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오늘부터 월요편지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쉬지 않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계속되길 다짐합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저의 생각과 본부의 소식을 전하면서 소통과 공감을 하고, 또한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함입니다...”

월요편지를 쓰는 이유, 경영현안과 주요가치, 그리고 일상까지 담았던 것 같습니다. 前삼성그룹 김인 사장의 특강을 듣고 그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으며 주요 경영가치인 안전에 대해 당부를 쓴 기억도 납니다.

첫 번째 편지가 떠오르고 나니 자연스럽게 최근에 보낸 101편의 편지도 생각이 납니다. 100번째 편지를 보낸 후 잠깐의 공백기를 가졌는데 문득 편지를 기다린다는 직원이 생각나기도 했고 하반기의 시작을 맞아 직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습니다.

공단 홍보영상물에 나온 직원이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은 초상권 침해라며 이의를 제기하는 편지를 받고 쓴 편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 ... 공단의 홍보영상과 관련하여 직원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개인이 겪은 부담과 스트레스에 대해 이사장으로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공단이 인권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이 시점에 직원 개인의 초상권과 행복이 중요합니다. 그 누구도 개인의 초상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원하지 않는 홍보영상을 전부 수집하여 해당 직원이 만족할 수준으로 수정하거나 삭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홍보영상을 촬영할 경우에 직원의 동의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 ”

- 매주 한 통의 편지를 꾸준히 쓴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쉬운 일 같지만 막상 해보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전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라 주제와 소재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더군요. 토, 일요일에는 머리가 온통 월요편지 생각으로 가득 차는 게 보통입니다. 알맹이가 있으면서도 쉽게 읽히도록 하려고 한 자 한 자 진심과 정성을 다했습니다. 2019년 4월 15일 월요일 첫 메일을 발송했고 벌써 2년을 훌쩍 넘어 최근 101번째까지 써보냈습니다. 부족한 점도 있었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조금은 부끄럽지만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월요편지가 직원들과 소통하고 공단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 월요편지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답장 중에 몇 편을 소개해주십시오.

'CEO의 월요편지'에 답장들 [배광효 이사장 제공]

▶CEO의 월요편지를 시작하면서 답장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월요편지가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신기하게도 답장을 보내오는 직원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더군요. 직원들의 답장은 정말 큰 용기가 되었고 스스로를 다시금 돌아보는 힘이 되었습니다. 직장생활에, 그리고 개인의 인생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들을 들을 때 마다 월요편지를 꾸준히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답장 중에 몇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뜻밖의 편지에 월요일 기분이 참 좋습니다. 참신합니다. 상쾌합니다. 추석이나 설날 때 의례적으로 받아 보던 인쇄된 메시지가 아니라, 감정과 마음을 담은 CEO의 메시지여서 감동입니다. 말로 듣는 것 보다 울림이 큽니다. 힘껏 응원합니다. 다음 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한 권의 책보다 이사장님의 편지가 더 마음에 와 닿았고 제 아들에게도 인생의 준칙을 만들어가는 기준이 되는 도움 글이기에 또 감사드립니다.”

“월요편지가 힐링의 글이 되고 있습니다. 저의 감수성과 지혜를 자극합니다. 똑 같은 일상에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상함과 푸근함 속에 5월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지금 우리 사업소에 해바라기와 때 아닌 코스모스가 만개했습니다. 혼자 보기가 아까워 사진으로나마 이사장님께도 보여 드립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신규 임용된 직원입니다. 첫 직장에 분위기도 좋고 선임 분들도 모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뜻 깊은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편지를 읽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CEO의 월요편지에 담긴 뜻대로 시민과 소통하고 우리 회사를 발전시키는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직원과의 소통방법으로 CEO의 월요편지뿐 아니라 공단 내에 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등 소통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소개해주시죠.

▶기존의 정례조례 대신 ‘모두 같이(We), 소통하고(Communicate), 공감해요(Agree), 지금(Now)'라는 뜻의 ’We CAN‘ 미팅을 갖고,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꾀했습니다. 취임 2주년 때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CEO와 함께하는 프리톡톡’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성과를 일구어낸 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하는 한편 향후 공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또 ‘CEO 이력서 언박싱(Unboxing)’, ‘동기야 반갑다’ 라는 행사도 있습니다. ‘이력서 언박싱’을 통해 직원들에게 저의 이력과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었고, ‘동기야 반갑다’ 코너에서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저의 경영방침과 비전, 그리고 철학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행사를 통해 직원들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하며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취임 2주년 맞이 'CEO와 함께하는 프리톡톡' 장면 [사진 = 부산환경공단 제공] 

- 다시 화제를 '혁신'으로 돌려보겠습니다. 혁신경영에는 공단의 운영기술 및 시설의 기술도 포함될 것 같은데요, 환경전문 공기업으로서 환경기술 혁신 사례를 소개해주십시오.

▶우리는 환경기술 혁신에 대한 사회적·시대적 요구를 절감하며 환경친화적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공단은 신기술안전처를 신설해 새로운 환경기술 혁신시책인 ‘뉴턴(New Turn) 프로젝트’를 주도해왔습니다. 환경전문공기업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기술혁신을 활성화하고자 공단설립 20주년인 2020년도부터 시행 중입니다. 20년간 축적된 환경기술 전문노하우와 연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New Turn), 떨어지는 사과에서 중력을 발견한 뉴턴(Newton)식 혁신사고와 환경전문 신기술(New Tech)을 적용하여 “신기술이 미래다. 기술자가 리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술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습니다. 공단 맞춤형 기술혁신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원가 절감(Trim high cost), 기술선도(Up to global standard), 관행타파(Renew outdated practices), 리스크 관리(Not by accident)의 T·U·R·N) 4대 기술혁신 분야에 대한 부서별 과제를 발굴·추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역 내 기업·대학·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환경산업 성장을 도모해왔습니다. 특히 기업의 환경기술 현장검증을 위한 ‘테스트 베드(Test-Bed)’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단이 지역기업, 대학과 협력한 연구개발 과제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의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지원사업’ 추진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환경보호와 자원순환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고자 지난해부터 ‘에코백RUN 범시민 환경캠페인’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지역 환경단체, 사회적기업과 함께 ‘플라스틱 ZERO 기업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 올해는 공단으로서는 새로운 2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이자 이사장 개인적으로는 임기를 마무리하는 해이기도 한데요, CEO로서 올해 경영의 기본 방침은 무엇입니까?

▶‘ESG 경영’입니다. ‘ESG 경영’은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과 위에 환경보호,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 구현과 책임 완수, 이해관계자와의 협업체계 구축 등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공단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부산환경공단은 지난달 코로나19 재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우리부산 사회백신 나눔캠페인'에 동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사진 = 부산환경공단 제공]
부산환경공단은 지난달 코로나19 재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우리부산 사회백신 나눔캠페인'에 동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사진 = 부산환경공단 제공]

- 위와 같은 맥락의 질문입니다. 환경공기업 CEO로서 그동안 ‘사회적 가치’ 구현에 각별한 노력을 경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주십시오.

▶우리 공단의 사회적 가치 구현 사업은 크게 ▷일자리 창출 ▷환경문화실천운동 ▷지역사회공헌사업 등 세 가지로 대별될 수 있습니다. 공단은 특히 좋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올해의 일자리 대상’의 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곳곳에서 채용이 줄어들고 구직난도 심해졌습니다만, 공단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신규직원 105명을 채용했습니다. 단순히 정년퇴직 등 자연적 결원에 따른 일자리 창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조직혁신, 전문성 확보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을 통해 사업영역 다각화, 신규사업 인수운영 등을 추진한 결과라고 풀이합니다. 또 청년인재뿐 아니라 고령자, 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하고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환경문화실천운동은 공단의 목적사업과 연계된 사회적 가치 구현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에코백 런’ 범시민 환경캠페인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닐의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는 에코백의 사용을 권장하는 운동입니다. 에코백 챌린지, 창작품 공모전 및 전시회 등을 추진했고,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플라스틱 제로화를 포함해 좀 더 넓은 의미의 ‘환경문화 실천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포장, 배달문화의 증가로 일회용품 사용이 더욱 급증해 이 운동의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시민환경단체, 사회적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단 내에서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는 운동 추진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탈플라스틱 고고챌린지 릴레이’에 650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참여직원 수 만큼 직원성금으로 기부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에코백 사용, 플라스틱 줄이기 등 시민 분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해 다양한 시민행사를 통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2020년 동반성장위원회의 사회공헌대상을 수상했는데, 사회적 가치의 하나인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은 결과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기 위한 공단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공단은 부산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전 임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부를 기부해 성금을 마련해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성금과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동력으로 사회적 약자 지원, 도시재생지역의 주거환경 개선 등 손길이 필요한 지역사회 곳곳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특히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전 임직원이 모금한 성금 천오백만원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했고, 아동복지시설 등에 손소독제 지원, 혈액수급난 해결을 위한 헌혈, 공단 도로물청소차를 활용한 지역 방역, 지역경제살리기 전통시장 가는 날 제정 시행 등의 방법으로 지역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3년 임기를 3개월가량 남겨둔 이 시점에 역점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올 하반기부터 환경문화실천운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현재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파괴의 영향력을 절실히 실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포장, 배달문화의 증가로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의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환경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우리의 환경문화실천운동은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환으로 다음달 ‘시민불편운동본부’ 발족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름이 조금 요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짐하고 실천하자는 환경캠페인’입니다. 지역기업, 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해 힘을 모을 예정입니다. 에코백 사용하기,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시민의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부터 여러 기관 간의 협업이 필요한 정책까지 다양한 환경 어젠다가 공유될 것입니다. 즐겁게 참여하고 그 속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민소통의 장도 함께 마련할 계획입니다.

에코백을 들고 시장을 보는 배 이사장. 그는 환경문화실천운동을 생활 속에서 몸소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사진 = 부산환경공단 제공] 

- 부산환경공단의 장기적인 역할 모델을 제시한다면?

▶현재 부산환경공단은 공공하수처리·분뇨처리시설과 쓰레기소각장·매립장을 관리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공단은 하수·분뇨뿐 아니라 쓰레기까지 모두 발생·수거에서부터 처리까지 담당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존 쓰레기 소각과 매립의 역할에서 발생과 수거까지로 확대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하수와 쓰레기는 발생부터 처리까지 공공기관이 온전히 책임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또 친(親)환경을 넘은 필(必)환경 시대를 맞아 환경기술 혁신 센터이자 시민환경교육 센터인 토탈환경전문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봅니다. 전 세계적인 기조와 국가정책에 발맞춰 공단은 그린 인프라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공단만의 환경기술과 에너지 저감, 녹색 사업장 조성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준의 환경토탈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공단은 사업영역을 확장할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역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존의 목적사업과 연계, ICT 기술을 활용한 4차산업뿐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사회적 가치 활동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민환경교육입니다. 공단은 환경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공단은 환경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시민의 올바른 환경가치관 정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이른 감이 있으나 퇴임 후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35년간의 공직생활 경험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싶습니다. 혜택을 받았으니 나누고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 일환으로 공직생활 경험을 저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소나 대학 등지에서 지역발전정책 관련 연구활동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 끝으로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부산환경공단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깨끗한 환경과 안전하고 행복한 시민, 쾌적한 환경생태도시 만들기”를 경영목표로 매진한지 어느덧 3년이 다되어 갑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우리 공단이 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글로벌환경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만간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고 모든 시민이 행복한 일상을 회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집무실에서 배 이사장 [사진 = 조송현] 

◇배광효 이사장은

▷1962년 경남 사천(옛 삼천포시) 출생 ▷진주고, 동아대 법대(석사) ▷베를린 훔볼트대학 법학박사과정 수학 ▷제30회 행정고시 합격 ▷1988년 부산시 인구통계계장 ▷부산시 정보단지 개발 담당관 ▷부산시 경제정책과장 ▷부산교통공사 기획본부장(상임이사) ▷해운대구 부구청장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수료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장 ▷부산시의회 사무처장 ▷중앙공무원 교육원 고위정책과정 ▷부산시 시민안전실장 ▷2018년 8월 명예퇴직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선임기자 / pinepines@daum.net>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