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이야기(15) - 곤궁한 삶 속에도 드러나는 미감

소락 승인 2021.01.27 21:18 | 최종 수정 2021.01.27 21:22 의견 0
늘 밝게 웃는 엄마
늘 밝게 웃는 엄마

누나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그 당시는 행당국민학교, 지금은 행당초등학교다. 금호동 외할머니집에서 살던 누나는 학교를 다니게 되자 같이 살게 되었다. 이 사진은 누나가 1학년 때 지금 서울숲으로 바뀐 뚝섬유원지로 소풍을 가서 찍은 것이다.

나는 왜 저 나이 때 사진만 찍히면 저리 울상이었는지 도무지 잘 모르겠다. 뭔가 사진 찍히는 게 못마땅한 듯하다. 누나도 살짝 웃고 있는 듯하며, 엄마는 늘 엄마의 전형적인 모습대로 하얀 치아를 드러내놓고 밝게 웃고 있다. 엄마는 어느 대회에 나갔다면 포토제닉상을 받을 만하다. 삶이 녹록치 않고 힘들고 고되었을 텐데 저리도 밝게 웃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엄마는 원래 천성과 심성이 그렇게 밝은 것같다.

주름치마와 체크무늬 상의를 입고 있는 것도 1960년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패셔너블하다. 특히 뒤로 한번 묶은 듯한 헤어 스타일은 지금으로서도 세련되게 보인다. 엄마의 미적 감각이 아름답게 돋보인다.

<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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