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47 아내시편·1-곰국, 이승현
손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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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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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시편·1
-곰국
이승현
참나무 숯불덩이로 푹 고은 곰국이라도
쫄면서 떠오르는 뿌연 것쯤 있게 마련
오래된 장항아리에 곰팡이 피어오르듯
걷다 보면 뭣 모르고 곁불도 쬐게 되고
꼬인 연줄에 걸려 헛발질도 하게 되지
그러니 잉걸불인들 어찌 식지 않겠는가
뒷모습 서늘해짐은 가을 나무 보면 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진국으로 남으려면
때때로 핵융합하듯 화학적 충돌하는 거다
아내는 생의 동반자로 곁을 지켜 주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오래된 장항아리에 곰팡이 피어오르듯’ 부부 사이에 오해도 생기고, ‘꼬인 연줄에 걸려 헛발질도 하’면서 서로 아웅다웅 살아갑니다. 시인은 이 모든 것도 부부가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지만 정말 부부가 ‘서로가 서로에게 진국으로 남으려면’ ‘핵융합하듯’ 서로가 서로에게 졸아들어야 한다는군요. 불순물을 깨끗이 제거해야 더 맛있는 ‘곰국’이란 부제가 이런 부부 관계를 아주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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