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신의 ‘정권심판’을 심판할 것이다!
김상일(전한신대학교교수)
윤석열, 당신의 정권 심판론이 성공해 정권을 잡았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당신의 정권을 잡았으니 당신 자신의 말에 의해 당신의 정권이 심판받을 차례이다. 이제 두 달 후면 정권의 권좌에 오를 것이다. 당신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당신이 한 말 ‘정권심판’을 다른 사람들이 한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가 말리지도 탄압하지도 않았듯이 심지어는 문 대통령이 축하까지 해주었듯이 당신의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혹은 심판하는 사람들을 탄압이나 박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수위 시작하기 전에 이 글부터 읽기 바란다. 지금부터 당신을 아니 당신의 정권의 앞날을 심판하겠다.
당신은 가장 비굴한 방법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85도 각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당신과 경기를 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 언론이 총동원돼 당신을 일방적으로 편파지원을 한 가운데 당신이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심지어 동물의 세계에서도 상대방이 힘이 약할 때는 힘을 보충해 놓고 잡아먹는 싸우는 법인데, 당신은 너무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즐기면서 싸웠기 때문에 비굴한 승리를 했다고 한 것이다. 당신이 조금이라도 용장이었다면 이렇게 기울어진 판을 조금이라고 반듯이 세워 놓고 상대와 한 판 붙어보자고 나왔어야 할 것이다. 당신이 금방 한 말도 뒤집는 것은 당신의 건망증 때문이 아니라고 본다. 바로 이 기울어진 언론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울어진 판을 그대로 둘진대 당신이 그 반대쪽 위치에 갈진대 그날 당신이 미끄러질 것이다. 축구도 전후반이 끝나면 골대를 바꾸듯이 이 기울어진 판을 그대로 두면 당신 자신이 반드시 그 언론들에 의해 당할 날이 올 것이다.
당신의 비열한 것은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당신의 부하들로 짜진 검찰 조직이다. 어느 한구석 당신에게서 늠름하고 떳떳한 맹장다운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앞으로 5년간 당신의 그 용렬한 모습을 본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라 아니라 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은 달아나는 당나라 군사들을 끝까지 쫓지 않고 살려 돌려보냈다. 당신은 앞으로 당신의 정적들의 씨를 말리겠다고 했다. 비열하게 전쟁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은 삼가기 바란다.
우리 진보는 1987년 이후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전쟁에 이겼지만, 장물을 갖지 말자, 였다. 1997년 김영삼 정부가 IMF 대재앙을 불러 왔으나 김대중 대통령이 그것을 만회, IT 강국으로 만들어 오늘의 세계 1류 국가가 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그것을 다 까먹고 4대강 개발 사업에 20조 이상의 돈을 쏟아부어 경제를 휘청하게 만들었다. 이 지구상에 근대국가로 진입하면서 두 가지 화두는 산업화와 민주화이다. 이 두 가지를 다 성공시킨 것은 대한민국이었고, 그 주역들은 진보들이었다. 박근혜 탄핵 다음 문재인 정부는 세계 10대 부국으로 만들고, 드디어 선진국에 진입시켜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그 위기를 잘 극복하였다. 광화문 네거리에 태극기 부대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문재인 빨갱이, 독재자 물러가라” 했지만 잡혀들어가거나 죽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당신은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 히틀러 파쇼라고 했다. 그렇다면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이상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문재인정부 만큼만 해도 당신은 독재가 소리 들을 것이다. 당신 입으로 문재인을 독재자라고 했기 때문이다.
개미 집단을 보면 반은 일하고 반은 일하지 않고 빙빙 놀며 돌아다니다, 일한 개미들이 만들어 놓은 소득들을 소진하고 탕진한다. 그렇다. 우리 진보들은 죽도록 일할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는 공동체의 행복, 아니 바로 당신들 보수들의 행복 때문이다. 우리 진보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일하는 개미같이. 우리는 이 겨레 민족 역사를 위해 오직 살아왔기 때문이다. 즉, 1987년 이후 우리 진보는 민주화와 산업화에 헌신하고 산화하면서 공동체를 위해 일해 왔다. 당신의 정부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민주화와 산업화를 다 탕진할 것이다. 이 법칙은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법칙을 과학에서는 ‘프랙털-카오스의 법칙’이라고 한다. 5년 후 우리는 황폐해진 이 땅에 다시 씨를 뿌릴 것이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들이 이 나라의 재산을 얼마나 탕진할지는 짐작만 할 뿐이다. 5년 후를 우리 진보는 내다보며 당신들이 물러난 자리를 다시 치우고 상처를 어루만질 것이다.
85도로 기우러진 운동장에서 0.73% 차이로 당선되었다. 사실상 당신이 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만약 운동장의 기울기가 0도였다면 당신은 85% 차이로 낙선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민간 설화에는 ‘햇님이 달님이'가 있다. 떡장수 어머니를 잡아먹고 햇님이와 달님이가 있는 집에 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했다. 나이든 오빠 햇님이는 그것이 호랑이의 속임수인 줄 알고 문을 열어주지 않았지만, 나이 어린 달님이가 그만 열어 주고 말았다. 2030 소위 이대남들, 이들이 당신들의 속임수에 넘어가 빗장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그러나 당신의 속셈을 이들은 곧 알아차릴 것이다. 거짓은 결코 오래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 한 기독교 신자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뒤, 자기는 더는 신자가 아니며, 더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글을 보내 왔다. 아마 이 한 사람만의 생각과 마음이 아닐 것이다. 미국 서부 세코이야 공원에 수도승 같이 생활하는 어떤 분이 이런 선거를 보고 신을 더는 믿지 않게 되었다고 글을 보내왔다.
당신과 당신 가족의 비리 소위 본·부·장의 범죄 행위의 최소공배수만 뽑아 생각해도 과연 신이 존재한다면 당신 같은 사람이 도저히 대통령에 당선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사람의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사람의 생각이 그 사람 개인의 생각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당신의 당선으로 심판의 하나님은 살아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거짓 신은 죄인을 자기 손으로 직접 징벌을 하지만, 살아 있는 신은 죄인이 죄인 자신을 심판하게 한다. 당신은 후보자 시절 공정과 상식을 대표적 공약을 내세웠다. 만약에 당신이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그 공약자체도 거품같이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고, 그 누구도 그 공약의 잣대로 당신을 재단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억 속에 잊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당선과 함께 그 잣대는 살아 있는 진검이 돼 당신의 목을 겨눌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이명박 전대통령이 만약에 당선이 되지 않았더라면 BBK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살아지고 더는 이명박의 목을 겨누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는 기준에 맞게 BBK라는 잣대는 비수가 되고 말았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죄인은 죄인 자신의 율법(칼)에 의해 심판을 받는다고 했다. 당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순간 공정과 상식은 양날의 칼날이 돼 당신의 목을 겨눌 것이다. 당선되기 이전까지는 그 칼날이 남을, 특히 상대방 후보를 겨냥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관망했었지만,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본부장 비리를 해명하지 않고 어떻게 이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는 건가? 이해할 만한 해명이 안 될진대 당신은 절대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없다. 이유는 온 나라가 부패의 도가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로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당신의 당선은 곧 당신의 명줄과 연관이 된다는 것이다. 그 순간이 반드시 있고, 온다. 그것이 당장일지 5년 후일지는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그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심판 한번 생각해 보자. 이승만부터 문재인까지 우리 한반도에서 신은 단 한 번도 눈을 돌린 적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논두렁시계 사건, 부산 저축은행 사건, 대장동 사건, 삼부토건 사건 그리고 당신 부인의 그 건수도 다 헤아릴 수 없는 비리와 그녀의 어머니의 비리,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게 크다면 크다. 당신은 아마도 검사와 판사를 방파제로 삼아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큰 착오이다. 취임하는 순간 혹은 그 전에 이 본·부·장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전직 대통령들의 비극이 당신 앞에 안 닥치리라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신은 당신의 정권심판을 심판할 것이다. 촛불을 그러한 신의 도구에 불과할 것이다.
노벨상 수상작 웨일의 「밤Night」이란 소설의 한 장면이다. 아우슈비츠 감옥 가스실로 끌려가면서 한 부자 간에 나눈 대화이다. “아버지 우리의 신이 어디 있어요?” “아들아 우리들 자신이 신이란다.” 20대 대선, 한 가난한 소년공의 꿈이 좌절된 그 한恨이 우리를 지금 못 참게 괴롭히고 있다. 그 소년공은 우리 자신들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소년은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 적수공권으로 운동장의 기울기를 0.73도로 돌려놓았다. 큰 성공을 한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지금 골대가 바뀐 줄도 모르고 지금 “꿈만 같다고” 한다. 20대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한 것이 현실이고 당신은 지금 꿈속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 우리는 당신의 ‘정권심판’을 심판할 것이다.
<전 한신대 철학과 교수>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