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실업자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6.09 11:10 의견 0


실업자

박홍재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걷이 끝난 들판

쌀쌀한 바람 줄기 횅하니 지나간다

베어진
그루터기들 물기마저 앗아 갔다

누렇게 익은 벼들
어깨동무 보기 좋아

부러워 바라보던 그 많은 사람까지

이삭에
눈길 돌리고 버틴 우린 외면이다

- 2022년 세종도서 나눔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가을걷이를 끝낸 벌판은 허전하다.
마찬가지로 일을 끝낸 마음도 아쉬움이 남는다.
또 다른 무엇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실업자를 일하는 사람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연재는 여기까지지만, 또 다른 만남을 꿈꿉니다.

이제 시조 <실업자>를 끝으로 150회, 약 3년간 [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의 긴 여정을 마칩니다.

그동안 많은 성원과 질책을 가슴에 담고 새로운 길을 향해 방향을 돌려 걸으려 합니다.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만나지기를 꿈꾸며 머리를 숙입니다.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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