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쇠 깎기 – 박홍재
박홍재
승인
2024.05.26 07:00 | 최종 수정 2024.05.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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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깎기
- 구멍 뚫기
박홍재
철판 속 깊숙하게 관통을 꿈을 꾼다
회전을 높이면서 속마음 짐작하며
절삭유 쏘아대면서 어루만져 거두면서
거부의 몸짓인가 토해내는 거스러미
부릅뜬 드릴 칼날 속도를 조절한다
마지막 통과하려는 뜨거움을 뱉는다
- 2022년 세종 도서 나눔선정 시조집『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가장 여문 쇠를 깎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온도에 따라 변형이 오고 가기 마련이다.
힘을 너무 많이 들이지 말고 또 약하지도 않게 해야 한다.
살아오면서 얻은 지혜의 적당한 힘,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절삭유를 적당히 쏘아 마찰열을 조절해 줘야 한다.
막무가내는 결과 역시 막무가내가 될 수밖에 없다.
그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삶이란 쇠 깎기와 같이 온도 조절이 필요하다.
노래 강약에 따라 그 노래가 더 아름답듯이.
생활 역시 리듬을 타야 행복한 삶이 이루어진다.
◇박홍재 시인
▷2008년 나래시조 등단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2022년 세종도서 선정)
▷여행 에세이『길과 풍경』
▷웹진 인저리타임에 시조 연재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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