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69) 사랑 - 유종인

손증호 승인 2024.06.19 09:00 의견 0

사랑

유종인

길 잃은 아이 하나가 저만치 울고 있기에

그늘 속에 섰던 눈사람

햇빛 속에 걸어나가선

괜찮다,

울지 말거라

녹는 몸으로

달랜다.

늘 그늘 속에 서 있던 사람이지만 길 잃고 우는 ‘아이’를 위해 ‘햇빛 속에 걸어나가선/ 괜찮다/ 울지 말거라’ 달래주는군요. 정작 그의 몸은 조금씩 녹아가는데도 말입니다. 삶을 욕되지 않게 살고 싶은 눈사람. 그 눈사람의 희생 덕분에 ‘길 잃은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제 갈 길을 찾아갑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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