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인저리타임】처마를 그린다 - 석정희

석정희 승인 2024.08.12 09:20 의견 0

처마를 그린다

석정희

외갓집 처마 끝
몇 개의 못에 얽혀
늘어진 새끼줄에 걸렸던
옥수수
무청 시래기
곰팡이 낀 메주 덩어리
그리움이 되어 온다
생각의 씨를 틔워
가슴 속에 버걱거리며
잊혀진 것들 불러
옥수수밭에서 만나던 바람에
무밭 이슬에 젖은
발등 말라 가던 때
된장국 끓는 냄새 타고
들려 오던 이름
따라서 달려 가 안긴
포근하던 할머니 품에서
풍기던 젖냄새
처마 끝에 달려 흔들댄다

지금 굽는 빵에서도.

난석 석정희 시인

◇ 석정희 시인

▷2000년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재미시협부회장, 편집국장, 미주문협편집국장 역임 ▷에피포도예술과문학위원
▷수상 : 대한민국문학대상, 한국농촌문학 특별대상, 독도문화제 문학대상, 세계시인대회 고려문학 본상, 유관순 문학대상, 글로벌최강문학명인대상, 탐미문학 본상, 대한민국예술문학세계대상, 에피포도 본상, 대한민국 통일예술제 문학대상, 쉴만한 물가 대상, K-STAR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외
▷시집 《문 앞에서 In Front of The Door》(한영시집), 《강 The River》(영문시집), 《나 그리고 너》,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내 사랑은》 외 ▷가곡집 《사랑 나그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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