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이 이제 ‘강 건너 불’이 아니게 되었다. 북한이 장교 500명과 장군 3명을 포함한 최소 11,000명의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했다고 한다. 세계대전으로도 확산될 수 있는 전쟁의 한복판에 대한민국도 위치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심히 우려스럽다.
무거운 마음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 보니, <이코노미스트>에서 ‘북한군 파병’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North Korea is sending thousands of soldiers to help Vladimir Putin/Oct 22nd 2024). 이 기사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북-러 동맹뿐 아니라, 러-우크라 전쟁의 현재 상황과 국제관계 등에 대한 큰 그림을 읽을 수 있었다. 번역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을 돕기 위해 수천 명의 군인을 보내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전략적 강국으로서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지난주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해, 사실상 공동 전투원으로 침공에 가담했다고 선언했다. 세계에서 가장 변덕스럽고 중무장한 국가 중 하나가 전투에 참가하게 되면, 가장 자원이 풍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방어군조차도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적과 32개월 동안 치열하게 싸운 우크라이나는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나중에 남한에 의해 뒷받침되었는데,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이 최소한 11,000명의 병력을 전쟁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 책임자 카릴로 부다노프 장군은 북한군이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지역과 그 주변의 4개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 부대에는 최소 500명의 장교와 3명의 장군이 포함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부다노프 장군에 따르면, (러시아의) 2,600명의 파견대가 10월 말까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전투에 투입될 예정이다. 나토(NATO) 고위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보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으며, (러시아) 동맹군이 아직 전선으로 향하는 “대규모” 움직임의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북한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독재정권은 이미 러시아에 무기를 대량 공급하는 나라이다. 부다노프 장군에 따르면, 2022년 말부터 시작된 무기 선적은 연간 포탄이 280만 발에 이르렀는데, 이는 러시아의 연간 생산량 290만 발의 포탄보다 불과 10만 발 적은 수치이다.
2023년 말부터 북한은 북한 대원들이 서비스하는 발사 시스템과 함께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도 이전했다. 대부분 오래된 재고에서 꺼내온 이 미사일은 전쟁터에서 성능이 들쑥날쑥했다. 이 미사일들은 자주 군사 목표물보다 더 멀리 날아가, 우크라이나 마을과 도시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북한이 자선 차원에서 러시아에 병력이나 무기를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 북-러의 강화된 협력은 2024년 6월 평양에서 서로 아첨하는 푸틴과 김정은이 의전 행사를 치르는 동안에 서명한 상호지원조약에서 비롯된다.
부다노프 장군에 따르면, 이 조약의 비밀조항은 상호보완적이라고 묘사했다. 곧, 러시아는 북한에 현금과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병력과 미사일을 제공받는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고 핵 능력을 “강화”하도록 돕고 있다. 특히, 저출력 전술 핵무기와 잠수함 미사일 발사 시스템에 대한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부다노프 장군은 말한다. 그러나 이 놀라운 주장에 대한 독립적인 증거는 없다.
2019년~2022년 러시아 주재 영국 국방 무관으로 북한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던 존 포먼은 우크라이나 침략 이전에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최근의 상황을 러시아의 절박함의 신호로 해석하며, 자칭 “세계 제2위의 군대”가 전략적 강국으로서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존 포먼은 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러시아는 북한을 하찮은 난쟁이 국가(pygmy state)로 경시하곤 했다. (러시아는) 차이코프스키, 체홉, 발레 등등을 가진 위대한 강대국이었다. 포탄과 사람 죽이는 것을 좋아하는, 몸에 맞지 않는 정장을 입은 녀석(북한을 가리킴)은 아니었다.”
그러나 북-러 파트너십이 실제로 러시아의 약함의 신호라 할지라도, 아직은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는 뚜렷하거나 즉각적인 신호는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은 여전히 암울해 보인다. 미국의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사상자가 60만 명을 넘어섰다. 엄청나게 높은 사상자 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1,000km 전선의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상당한 전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부흘레다르 주변의 고지를 점령한 후,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요한 물류 중심지인 포크롭스크를 포위하고 더 남쪽으로 진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관리는, 러시아의 다음 목표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주요 산업 중심지이자 러시아가 점령한 원자력 발전소와 가까운 자포르지아 시(市)로의 진격일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2023년 반격에 실패한 이후 유일한 의미 있는 진격은 2024년 8월에 쿠르스크 지역을 점령한 것인데, 러시아는 그 점령지역의 절반을 이미 되찾았음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의 우려는 흔들리는 전선 그 이상이다. 이미 줄어든 서방의 지원은 예전보다 더 불안정해 보인다. 이번 주 G7은 압류된 러시아 자산의 이자로 지불할 500억 달러의 대출에 대한 세부 사항을 더욱 구체화했다. 최종 합의는 앞으로 며칠 안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 2주 남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직접적인 군사 지원의 상당 부분이 무산될 수 있다. 민주당의 해리스가 승리해도 역시 아무런 약속도 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의 두 번째로 큰 지원국인 독일도 이미 원조가 감소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러시아는 전쟁을 국제화하느라 분주하다. 지난주 러시아 국방장관 안드레이 벨루소프는 중국에서 군사 협력 강화에 대한 회담을 위해 중국 관리들을 만났다. 이란은 오랫동안 약속해 온 탄도미사일을 등장시키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드론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우리(우크라이나)는 파트너가 있고, 그들(러시아)은 동맹이 있다.”고 우크라이나 부다노프 장군은 투덜거린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세계대전이 깊이 빠져있다고 경고한다. “2차 세계대전 초기처럼, 아직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못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외교 성과를 높이기 위해 북한 개입을 이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월 13일에 “이러한 상황에서 파트너와의 관계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일 후 젤렌스키는 이전에 미국 관리들에게 비공개로 제시했던 5개 항목의 “승리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 사항은 우크라이나를 나토에의 초대, 더 큰 무기고, 그리고 “비핵 억제력”으로 묘사되는 어떤 것-곧 본질적으로 러시아의 물류 및 군사 목표를 파괴할 수 있는 많은 수의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이 패키지가 “강압적 외교” 또는 러시아를 더 유리한 조건으로 평화 협상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위 관리는 또한 솔직하게 말했다. 곧, 워싱턴에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워싱턴)은 전쟁 확대가 시작도 안 될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 중의 일부는 그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기 직접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러시아는 자국의 전쟁 확대 계획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우려하지 않는다. 검증되지 않은 북한군이 유럽 전장에서 얼마나 잘 활약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군은 저렴하면서도 치명적인 전술 타격 드론이 지배하는 현대 전쟁의 현실을 경험한 적이 없다. 오래 머무른다 하더라도, 적응하는 데 몇 주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부다노프 장군에게는 이러한 상황 전개는 “환영할 수 없는 실험”이다. 군사 정보 책임자인 부다노프 장군은 러시아 군인들은 모두 똑같다고 말한다. 그들 대부분은 동기를 부여 받지 못하고 단지 운명에 체념한 사람들이다. 반면에 북한군은 미리 프로그램된 이념을 가지고 있다.
“북한군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처형될 수도 있는 가족이 고향에 있다. 그들은 러시아군의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 우려할 이유가 있다.”
<작가/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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