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원 칼럼】2025년의 세계 ⑦세계 제3차 핵시대의 위험성

조송원 승인 2024.12.29 10:36 의견 0

도널드 트럼프는 새로운 군비 경쟁에서 어떻게 경쟁할지 결정해야 한다.

2025년이 밝아오면서, 세계는 많은 사람들이 제3의 핵시대라고 부르는 시대로 더욱 접어들고 있다. 제3의 핵시대는 아마 더 많은 핵무기, 더 많은 핵무장 국가, 제한 없는 무기고 확장, 그리고 거리낌 없이 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 등을 특징으로 한다.

첫 번째 핵시대는 충분히 끔찍했다. 미국과 소련이 각각 수만 개의 탄두를 가지고 맞섰다. 냉전이 끝난 후의 두 번째 시대는 좀 더 평온했다. 핵무기 비축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인도, 파키스탄,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했다. 세 번째 시대는 새로운 냉전 시대와 비슷할 수도 있으나, 더 혼란스럽고 잠재적인 적들이 더 많아졌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과 블라디미르 푸틴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이 새로운 시대로 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2021년부터 펜타곤이 경고해 온 시진핑의 중국 핵무기 확장 결정도 마찬가지이다.

또 다른 중요한 순간은 2025년에 올 것이다. 2025년은 도널드 트럼프가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할 해이다. 핵 군비를 제한하는 마지막 군축 조약인 New Start는 2026년 2월에 만료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후속 협정을 모색해야 할까? 러시아는 이미 New Start 준수를 검증하기 위한 중요한 조항을 중단했기 때문에 새로운 군비 통제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군비 통제 협정의 요구 사항에 구속되지 않으며,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 나눈 작은 대화도 중단했다. 따라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핵 비축량이 더 이상 공식적인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두 강대국 간의 억지 게임은,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나라가 점점 더 긴밀하게 협력하는, 보다 복잡한 3국 간 경쟁으로 바뀔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핵무기 보유 직전인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보호자로 여겨지면, 다른 나라들도 자체 핵무기를 추구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자국도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최근 자국의 억지력 개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못하면, 핵보유국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5,000개 이상의 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두 나라는 모두 “전략적” 또는 장거리 핵무기에 대한 New Start의 제한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두 나라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등 전략 탄두 1,550개와 발사대 700개를 배치할 수 있다. 보관 중인 소형 “전술” 핵무기와 다른 무기를 포함한, 나머지 무기 비축량은 제한되지 않는다.

중국의 핵무기 비축량은 현재 탄두가 약 500개인데, 2030년에는 1,000개를 넘고, 2035년에는 1,500개가 넘을 것으로 펜타곤은 추정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은 보유 규모가 훨씬 작다.

군비 통제를 경멸하고 “핵 버튼”을 좋아하는 트럼프는 아마도 군비 강화를 추구할 것이다. 첫 번째 조치는 핵무기를 “업로드”하는 것이다. 곧, 탄두를 비축물에서 배치된 시스템으로 옮기는 것이다. 여기에는 폭격기를 개조하고, ICBM에 추가 탄두를 추가하며, 오하이오급 잠수함의 발사관을 봉인 해제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관계 공무원들은 이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3년 초당적 위원회 보고서가 권고한 대로, 새 대통령은 펜타곤이 신속하게 업로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 계획-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류했다가, 의회에서 복원함-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나쁜 아이디어 중 하나는, 1990년대에 강대국들이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하는 것이다. 군비 강화를 지지하는 미국의 매파(강경) 핵 전문가들조차도 핵실험은 무의미한 허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이 무기 비축량을 실제로 늘리려고 한다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방위 산업은 여유 용량이 거의 없다. 육·해·공 무기를 현대화하려는 노력은 지체(delay)와 비용 초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니트맨 Ⅲ ICBM을 대체하기 위한 센티널 프로그램인데, 이를 위해서는 1,410억 달러가 드는데, 예산의 81%를 초과한 금액이다. 새 대통령이 새로운 핵무기 경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 속도를 높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The Economist/Diplomacy in 2025/'The perils of the world's third nuclear age'/Nov 20th 2024-

<작가/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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