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99) 어느 날 - 김상옥
손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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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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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김 상 옥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새 구두를 신고 부모의 품을 떠나는 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애틋하군요. 그리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을 ‘어느 날’이란 평범한 시제로 표현했지만 종장에서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라고 읊조리는 시인의 마음이 묵직하게 와 닿습니다.
다사다난했던 갑진년을 보내고 을사년 새해를 맞아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지나가길 기원해 봅니다.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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