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이 본 세상>
생성형 AI시대, 근원적 가치는 인간 그 자체이다
- 12.3 비상계엄에 대한 시민의 대응 사례 분석
김호림 (동양대 AI빅데이터융합학과 교수/AI융합연구센터장)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2시간, 공식 해제까지 6시간
2024년 12월 3일 밤, 대한민국은 현대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순간을 맞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사회 혼란을 이유로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단 2시간 만에 국회가 이를 해제하는 결의를 통과시켰다. 언론 및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결과보고서(국회 국정조사특위)에 따라 시간대별로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a. 2024. 12. 3. 22:23경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담화를 발표했다.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하여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 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 자유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하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되어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이어서 2024. 12. 3. 22:27경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b. 이어서 긴박한 순간이 계속되었다. 2024. 12. 3. 22:28경 김용현 장관(당시)은 합참 전투통제실에 위치하여 전군 화상회의 연결을 지시했고, 이후 방첩사, 특전사, 수방사와 우선 화상회의 연결을 지시했다. 22:32경에 김 장관은 비상계엄 관련 화상회의로 특전사와 수방사에 지시하며 모든 군사 활동은 장관이 책임지고 명령에 불응하거나 태만한 자는 항명죄로 다스리겠다고 했다. 22:40경에 합참은 전군 경계 태세를 격상했고, 군사 지휘 본부 비상소집을 지시했으며, 연합사·유엔사에 합참 조치 사항을 통보했다. 22:50경 김 장관은 전군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 연결을 지시했고, 이어서 23:50경 작전사, 합동부대, 군단, 함대사, 공군 기능사, 방첩사를 대상으로 준비 완료되었으나 별도 회의는 미실시했다.
c. 2024. 12. 3. 22:57경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는 국회 출입구를 모두 통제했고, 경찰은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불허하면서 국회에 들어가려는 국회의원 및 보좌진 등과 충돌이 일어났다. 2024. 12. 3. 23:25경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사령관에 대장
박안수 육군 참모총장을 임명했다. 23:27경 계엄사령부는 포고령 제1호를 발령했다. “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2024년 12월 3일 23:00 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 사항을 포고합니다. ……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에 의하여 처단한다. 2024. 12. 3.(화) 계엄사령관 육군 대장 박안수”
d. 국회 내에 군이 진입했다. 2024. 12. 3. 23:40경 군 헬기가 국회 경내 국회 헬기장에 착륙하고, 무장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내렸다. 00:37경 연합사는 정보감시태세(WATCHCON)를 격상하며 ISR자산 추가 운용 및 긴급임무 대기시간 단축 등 조치했다. 2024. 12. 4.(수) 00:45경 무장 계엄군이 계엄 해제를 논의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에 강제 진입을 시도하여 국회 본관 건물 유리창을 깨고 진입하기도 했다. 이를 막는 국회 보좌진과 시민들이 저지하면서 상호 대치했다.
e. 이에 대응하여 국회는 계엄 해제를 위한 헌법상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다. 2024. 12. 4.(수) 00:49경 국회 본회의가 개회되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상정되고 국회 재적의원 300명 중 과반인 재석의원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01:03경)되었다. 비상계엄은 선포한 후 2시간 40분 만에 헌법상 효력을 상실했다. 「헌법」 제77조 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서 01:13경 국회는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01:03) 후, 합참에 상황 전문(합참의장 지시·강조 사항)을 하달했다. ‘최고 수준의 정보 감시 형태 유지하에 대북 감시·경계 태세 유지 철저히 할 것, 적 도발 등 우발상황 발생 대비 즉각 대응 태세 유지하에 안정적 군사대비태세 확립할 것, 중대급 이상 부대 이동 시는 합참의 승인을 받을 것’이다. 2024. 12. 4.(수) 01:15경에 국회에 진입했던 무장 계엄군은 국회에서 퇴각했다. 01:59경에 우원식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방부에 계엄 해제 요구 통지를 보냈다.
f. 2024. 12. 4. 02:52경 합참은 현 상황 관련 강조 사항을 추가 전파했다. 전 부대 출입 통제 강화할 것, 별도 지시까지 감시·경계 등 대비 태세 관련 활동 외 모든 부대 활동 통제할 것이다. 03:20경 김 장관은 지작사, 수방사, 특전사, 방첩사 외 부대 화상회의 연결 해제를 지시했고, 03:21경 4개 부대(지작사, 수방사, 특전사, 방첩사) 대상 화상회의로 투입 병력 안전하게 원소속 부대로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03:25경 합참의장은 특전사·수방사 지휘권 환원(03:30 부)을 요청했고, 김 장관은 승인했다. 03:28경 김 장관은 전투통제실을 떠났다. 이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가결로부터 2시간여가 지난 2024. 12. 4. 04:27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담화문을 통해 비상계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04:30에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로부터 계엄의 공식 해제까지 약 6시간이 걸렸다.
이번 계엄령은 1948년 정부수립 후 17번째 계엄령(비상계엄 13번)이다. 계엄령이 유지된 시간이 불과 두 시간이라는 점에서, 이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빠르게 무력화된 계엄 조치로 기록되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을 돌이켜보면, 계엄령이 선포되면 정부가 국가 행정과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면서 장기간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1979년 10·26 이후 선포된 계엄령은 440일간 진행되면서 전두환의 쿠데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조치 등에 따라 수개월간 유지되면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번 2024년 계엄령은 과거와 같은 형태로 지속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정보 민주주의가 극적으로 작동하면서 권력자의 일방적인 비상조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증명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시민들의 즉각적인 대응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려 하자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고, 국회의사당 상공을 비행하는 군용 헬기를 보고 더욱 격앙된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밤 11시 47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일부 시민들은 국회 정문을 지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일부 시민은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아섰다. 그 사이, 국회의원들은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속속 국회로 집결했다. 긴급하게 열린 본회의에서 자정이 지나기 직전 계엄 해제안이 가결되고 군이 철수하기까지 시민들은 국회를 떠나지 않고 보호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장의 전자 시스템 유지·관리 업무를 하는 이광복 씨(대신정보통신 이사)는 택시로 경기도 안양에서 밤 11시 2분경 출발하여 40분경 국회에 도착하였는데, 정문을 막고 있는 경찰들을 머리가 희끗한 시민 한 분이 붙잡아줘서 바리케이드를 밟고 쪽문 옆 담을 넘어 다음날 00시 16분경에 본회의장 서버 전원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본회의장의 전광판, 300여 대의 단말기, 국회의장석의 PC까지 모든 전자 장비에 전원을 켤 수 있었다.
최단기간의 계엄령 해제 이유
비상계엄이 지속되지 못한 이유 중 중요한 것이 생성형 AI와 디지털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 민주주의의 힘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하면 언론을 통제하고, 방송국과 신문사를 장악하여 국민들에게 정부의 의도에 맞는 정보만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는 정보가 일방향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3가지 측면에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 생성형 AI의 즉각적 사용이다.
계엄령이 발표되자마자 시민들은 생성형 AI (예, 구글의 Gemini, Open AI사의 챗GPT, MS의 Copilot, 뤼튼 등)에 질문을 던지면서 생성형 AI 뉴스 분석 프로그램으로 계엄의 법적 위헌성 여부에 대해 실시간으로 자동 검토하여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과 답변은 SNS를 통해 실시간 공유되면서 국회의원과 시민들에게 즉각적으로 전달되었고, 비상계엄 반대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IT 선진국 대한민국의 비상계엄 선포는 외신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CNN은 10시 50분쯤 긴급 속보로 타전했고, BBC, AP통신, 로이터통신, AFP통신도 비상계엄을 알렸다. 이후 한국 계엄에 대한 여러 국가의 전문가 의견들이 다양한 언어로 보도되었다. 생성형 AI를 통해 여러 언어의 빠른 번역과 요약이 한국의 시민들에게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저항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 MZ세대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온라인 저항이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2~1996년 출생)와 Z세대(1997~2012년 출생)로서, 2025년 현재 2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을 아우르는 세대이다. 디지털 원주민으로서 스마트폰 활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세계인과 교류, 조직보다는 개인의 새로운 경험 중시 및 인간 가치의 다양한 표현, 사회적 가치 및 문제에 대한 온라인 적극 참여를 특징으로 한다. 이번 비상계엄 발생 시 MZ세대는 생성형 AI를 통한 AI 뉴스 기사 요약과 법률 AI 어시스턴스 등을 활용하여, 계엄령이 헌법과 충돌하는지 여부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엑스(X, 옛 트위터), 디스코드, 레딧, 유튜브 라이브채팅 등에서는 계엄령에 대한 실시간 정보와 사진, 영상, 토론이 공유되었고, 해시태그 운동(#비상계엄 #직무정지 #서울의봄 #헬기소리 등)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4일 소셜미디어 엑스에만 ‘비상계엄’과 관련한 게시물이 80만 개를 넘었다.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Shorts) 등을 활용하여 “5초 안에 계엄 상황”,“10초 계엄 영상” 등이 실시간 유통되었다. 또한, 우리동네핫플 같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가 강하게 확산되었다. 계엄 해제 이후 시위방식을 촛불에서 응원봉으로 대체하여 축제 같은 집회로 승화시켰다.
‣ 생성형 AI 활용을 통한 정보민주주의 활성화이다.
정보민주주의는 정보격차의 심화와 그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어 시민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알 권리를 신장시키며, 참여 기회를 확대하여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국가의 정책 입안과 시행 과정을 공개하여 정치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인다. 생성형 AI를 통한 정보 발견, 이해, 공유는 정보민주주의 의식을 확장하여 국민의 기본권 존중, 권력의 전제화를 억제할 여러 중요한 정치제도 확립,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를 존중하는 행위로 표출하기 용이하게 작용했다. 대한민국의 인구를 보면, 비상계엄령이 있었던 1979년은 37,534,236명, 2024년은 51,684,564명이다. 1979년 중위연령은 21.4세이고 2024년 중위연령은 46.7세이다. 이는 비상계엄을 경험했던 1979년 20대 초반 연령대가 2024년 40대 중반이 되어 그대로 겪었고, 그들의 자녀들이 새롭게 비상계엄을 겪었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정보민주주의가 더욱 팽배하게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생성형 AI 시대의 민주주의: 정보 독점이 불가능한 시대
2024년 12월 3일의 계엄선포 및 12월 4일 단 2시간 만의 계엄 해제 사건은 국민 개개인이 AI를 활용하여 정보를 취득하고 검증하는 능력이, 권력자의 정보 독점과 검열을 무력화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과거에는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언론과 방송을 통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AI를 활용해 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권력자가 강압적으로 정보를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독재적 통치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즉, 생성형 AI 시대의 민주주의는 단순히 법과 제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실시간 분석과 확산, 그리고 국민들의 디지털 참여를 통해 유지되고 강화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을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건이 입증한 것이다. 생성형 AI시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바로 도구를 활용하는 인간 그 자체이다.
<동양대 AI빅데이터융합학과 교수/AI융합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