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이
김 승 강
아이야
네가 아파 내가 아프다
우리 모두 명절처럼 다 같이 즐거워하자
휴일처럼 다 함께 기뻐하자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지 마라 아프리카
내 안에 약이 있어
나는 종종 너의 대륙이 놓아기르는 동물들을 본단다
동물의 왕국의 약육강식을 보며 즐거워한단다
네가 태어난 대륙의 운명을 보며
내가 사는 문명에 안도한단다
미안하다 아프리카
아프지 마라 아프리카
아프니까 아프리카?
모욕하지 마라 아프리카
우리 모두 명절처럼 다 같이 즐거워하자
휴일처럼 다 함께 기뻐하자
- 동인지 울 3집, 2025, 사유악부 시인선 09
시 해설
유니세프 같은 구호단체의 도움 요청 방송을 보면 대상이 아프리카 어린이들이다. 식수 부족과 허기로 사경을 헤매는 장면을 보면 밥도 물도 식도에 멈출 때가 많음을 느낀 시인이 ‘아이야 네가 아파 내가 아프다’고 한다. 명절처럼 즐거워야 할 것인데 현실의 고통 앞에서 서로가 무기력하다.
‘휴일처럼 다 함께 기뻐하자’는 말은 시인의 마음뿐만 아니라 대부분 근로자들이 기다리는 공통의 희망 언어임을 안다. 주 이틀 쉬든 격일로 쉬든 ‘휴일’은 기다려지는 날이며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근로의 시간에도 휴일에도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주문하는 시인이 지팡이 짚고 가듯이 찾아가는 ‘아프리카 아프리카’여, ‘아프지 마라’ 한다.
시인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물을 찾아 대장정하는 누 떼, 길을 막는 악어와 사자의 사기질 단단한 이빨을 보면서 그 동물왕국의 약육강식의 실태를 보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사는 생명의 운명을 보면서 시인은 문명 세상의 삶에 안도하면서도 아프리카와 별로 다르지 않음을 안다.
‘미안하다 아프리카’여, 그렇게 ‘아프니까’ 이름이 ‘아프리카’로 된 것은 아닐 것이므로 ‘아프지 마라 아프리카’여,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질 것이므로 ‘명절처럼 다 같이 즐거워하자 휴일처럼 다 함께 기뻐하자’, 작은 기쁨의 눈물이라도 맺히면 그건 휴일의 눈물이라 부르자 하며 휴일을 찾는 시인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시향문학회와 시와시학 문인회 회장, 가락문학회, 함안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