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범 교수의 생활 풍수(17) - 산을 사람·사물에 비유한 물형론①

김기범 승인 2021.01.20 20:01 | 최종 수정 2021.01.23 12:18 의견 0

물형론의 개념

물형론(物形論)이란 산의 모양이나 혈장(무덤)이 형성된 주변 땅의 형세(形勢)를 사람이나 동물 혹은 여러 종류의 물체와 비유하여 그 모습을 구분한 것이다. 이렇게 산세와 지세의 독특한 모습을 바탕으로 하여 풍수론적인 길흉(吉凶)을 따지는 것을 물형론・형국론(形局論)・물형규국론(物形規局論) 등으로 지칭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맹호출림형(猛虎出林形: 호랑이가 숲에서 나오는 형국)인, 구룡쟁주형(九龍爭珠形: 아홉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다투는 형국)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물형론적 풍수지리의 용어이다.

그러나 풍수지리를 이용하여 술수적 측면을 부각시켜 대중을 현혹하려는 몇몇의 상업풍수가를 제외하고는 물형론이 마치 풍수지리의 전부인 양 과장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에 쏟아져 나오는 풍수지리 이론서나 풍수이론을 소재로 하여 쓰여진 소설이 자칫 범하기 쉬운 잘못이 바로 이 물형론을 강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조상의 유골이 편히 보존될 만한 땅을 찾자는 데서 출발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음택(陰宅) 풍수의 진의를 퇴색 변질시킨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중국 당나라 시대나 조선시대 실학자들에 의하여 쓰여진 고전(古典)의 지리서(地理書)에는 이 물형론에 관하여 그 폐해를 지적하는 한편, 다른 풍수이론을 습득하는 가운데 이론의 일부로 연구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형론은 보통 혈장(무덤), 주변의 국세(局勢), 즉 사신사(四神砂)나 각종 사격(砂格), 내룡(來龍)의 용세(龍勢), 주산(主山: 현무) 등에 적용되어 산세와 지세를 한눈에 관찰하도록 되어 있으나 여기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써 사람・동물・사물 유형의 정도로 구분하여 보기로 한다.

물론 물형(物形)의 3형(三形: 사람・동물・사물 유형)을 산의 5형산(五形山), 즉 5성(五星)으로 간단하게 파악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에 비유한 물 형론적인 산세를 보면 5성 가운데 목성(木星: 목형산)과 화성(火星: 화형산)의 형국이 뚜렷한데, 이 경우의 정혈처(무덤자리)는 산을 사람으로 가정하였을 때 배꼽 부위나 음부라는 것이다. 또한 동물 가운데 날짐승(학이나 기러기 등)에 비유한 형국을 보면 금성(金星: 금형산)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의 정혈 처는 날짐승의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이나 둥지라고 한다.

<김기범인문·地理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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