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햄버거왕자 피자공주’로 키워선 안 돼
임재택 교수는 2021년 4월 생태아이라는 출판사를 등록했다. 2022년에는 아이행복세상만들기 백만인서명운동본부를 만들어 상임대표를 맡았다. 2023년 올해 들어 지난 1월에는 사단법인 동학소년회 이사장을 맡았다. 70대 중반인 임 교수는 지금도 할 일이 많다.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와 과제가 너무도 많은 탓이기도 하다.
임 교수는 생태유아교육의 이론을 만들고 실천을 해왔지만 내심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우선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는데 결혼을 한 아들이 마음 같이 아이를 쉽게 갖지 못했던 것이다. 결혼한 지 근 10년 만에 손녀를 봤단다.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도 잘 안 하지만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고 싶지만 쉽게 아이를 갖지 못하는 몸 상태였던 것을 당신 아들에게서도 경험했던 것이다.
“내가 늘 생태유아교육 강의할 때 ‘햄버거왕자 피자공주’ 이야기를 했는데 정작 내 아들 며느리 몸 상태가 그런 거예요. 올해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에서 태어난 아이가 25만 명 정도인데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불임 남성과 여성이 22만 명 정도가 있지만 마음대로 잘 안 된다는 거죠. 게다가 요즘 세대는 남자의 경우 부모세대에 비해 정자수가 절반 수준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어 충격을 주었지요. 정말 양계장식의 삶을 생태적 삶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돼요. 체온을 따뜻하게 하고 몸을 강건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생태유아교육의 세계화를 꿈꾸며
70대 중반인 임 교수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한다. 꿈이 많은 것이다. 어떤 꿈이 있을까? 임 교수는 그동안 해온 생태유아교육의 학문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구 생태계 위기 시대인 21세기, 인류의 화두는 생태주의 내지 생명주의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고, 여러 학문 분야에서 생태주의 내지 생명주의에 기초한 연구와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임 교수는 그동안 생태농업과 생태영양학을 학문적 근간으로 한 생태유아공동체 운동, 생태건축으로 짓는 유아교육시설 운동, 자연의학에 바탕을 둔 영유아 자연건강프로그램 개발 등 생태주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학문들과의 연계 속에서 생태유아교육의 깊이를 더해왔다. 그는 앞으로도 동서양의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자연치유의학, 자연생태학, 자연위생학, 양자물리학과 양자의학, 후성유전학, 뇌과학과 영성지능, 명상, 심신통합의학, 생태영양학, 생태심리학, 생태경제학, 생태건축, 생태문학, 생태예술 등의 학문 간 연계를 통해 생태유아교육의 이론적 체계를 공고히 하여 생태유아교육이 한 시기의 유행으로 흘러가는 프로그램이 아닌 보편적 세계 유아교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문적 연구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 생태유아교육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유아교육은 아이 잘 키우는 일로 잉태・태교・출산・육아는 유아교육의 기초이고 뿌리죠. 그러나 지금까지 현대유아교육에서는 이처럼 중요한 잉태・태교・출산・육아의 단계를 무시하거나 우리 조상들의 육아 지혜를 외면해왔어요. 아이살림・생명살림을 지향하며 자연의 순리와 조상의 지혜에 바탕을 둔 생태유아교육을 통해 잉태・태교・출산・육아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그것의 현대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나름 실천해왔죠. 앞으로도 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를 기반으로 잉태・태교・출산・육아 과정에 담겨 있는 우리 조상들의 생명육아 내지 생태육아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고 한국 전통육아법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우리 민족의 5천년 육아지혜를 담고 있는 한국의 생태유아교육(K-EECE)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쿠바의 환경교육, 도시농업 정신을 지금 우리가 배울 때
임 교수는 쿠바의 도시농업과 환경교육에 큰 감명을 받았단다. 그는 2006년 11월 12일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개최된 세계유기농업대회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 쿠바를 다녀왔다. 대표단은 전 농림부장관과 관계 공무원, 친환경농업인단체 대표, 한살림을 비롯한 친환경농산물소비자단체 대표 등 20여 명이었다. 그는 유아기관 친환경급식단체인 생태유아공동체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 소요경비의 반은 개인 부담이었으며, 한살림 박재일(1938-2010) 회장과 일정 내내 룸메이트로 많은 얘기를 나눈 것이 참 좋았다고 말한다. 거의 모든 가정과 학교 및 기관 단체에서 지렁이 분변토를 활용한 도시유기농업의 체계적인 실천과 생활화를 통해 식량자급과 건강 증진을 동시에 달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들도 행복해 하는 나라, 쿠바”라고 그 감회를 표현했단다.
당시 기자였던 필자는 임 교수의 쿠바 방문기를 기사로 소개한 바 있다. 기사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쿠바는 1990년 전후 옛 소련의 지원 중단과 미국의 경제봉쇄로 국가적 재난을 맞아 자급자족 경제체제 구축에 나섰다. 휘발유가 부족하자 트랙터 대신 40만 마리의 소를 길러 우경(牛耕)으로 전환했고, 화학비료와 농약이 부족하자 전국에 230여 곳의 포식·천적재생산센터(CREE)를 세워 천적을 이용해 병충해를 구제하는 농법을 개발했다. 자구책이던 도시농업 덕분에 쿠바는 1992년 당시 40%였던 식량자급률을 10년 뒤엔 110%로 끌어올렸다. 더욱이 육류에서 채식 위주로 식생활이 바뀌었고, 병원 출입 환자수가 30%나 줄어들었으며, 영아사망률은 미국보다도 낮아졌다. 당시 쿠바는 학교에서도 ‘한 손에는 책, 한 손에는 호미를’이라며 농업이해교육을 실시했다(국제신문, 2006년 11월 26일)‘.
#“생태유아교육에서 이제는 생태부모교육으로”-생태가정 전환 컨설팅 중시
임 교수는 2013년부터 경남 진주시, 부산 해운대구, 경기도 시흥시, 충남 당진시와 아산시, 서울 영등포구와 도봉구 등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영유아기 부모를 대상으로 생태부모교육을 진행해왔다. 이는 조기교육과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부모들에게 참부모의 길을 제시하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함이었다. 그는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더욱 협력해 생태부모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그 내용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부모교육, 조부모교육 등으로 확대할 생각이라고 한다. 특히 조부모의 경우 현대사회에서 육아의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이전 전통사회의 조부모와 달리 현대 부모들이 안고 있는 반생태적 양육태도와 조기교육을 선호하는 잘못된 관점을 함께 지니고 있어 조부모의 양육방식의 생태적 전환 역시 우리나라 아이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르는데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생태조부모교육은 실제 각 지역 생태부모교육에 참여하는 조모들이 적은 수이긴 하지만 참여한 분들은 그 필요성과 효과를 상당히 좋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핵심 화두는 창의・인성교육이죠. 그렇지만 유아교육 현장의 교육풍토와 부모들의 인지적 성취위주의 조기교육 바람은 아이들을 창의적이고 바른 품성으로 자라나게 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어요. 따라서 생태부모교육을 통해 부모들에게 넉넉한 자연의 품속에서 자유와 여유를 가지고 놀이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생태적 관점과 실천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가정교육을 잃어버리고 학교교육의 보조자로 전락한 현대 부모들의 역할을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임 교수가 이제부터 더욱 신경을 쓰려고 하는 것은 ‘생태기관·가정 전환컨설팅’이다. 일반 유치원 어린이집을 생태기관으로 전환하는 것, 일반 가정을 생태가정으로 전환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유아교육은 아이가 스스로 잘 자라도록, 더불어 잘 자라도록 돌보는 일이며 본래 아이의 생명을 키우는 일이에요.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아이들은 양계닭처럼 시설 내에 갇혀서 부모나 교사의 감독 하에 미리 짜여진 계획에 따라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잃어버리고 키워지고 있지요. 저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자연과 놀이와 아이다움을 돌려주기 위해 생태유아교육의 학문적 체계를 세우고 생태유아교육기관을 직접 운영하고 생태유아교사들을 양성하기도 해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일반유아교육기관을 생태유아교육기관으로 전환하는 컨설팅 작업을 적극 펼쳐갈 계획입니다.”
그는 더 나아가 실제적으로 부모가 생태적 부모 되기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고, 잃어버린 부모됨에 대한 행복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생태가정 전환컨설팅’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한다. 가정 방문과 면담 그리고 지속적인 소모임을 통해서 마을 중심, 지역 중심의 생태육아공동체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생태유아교육의 확산을 위한 지도자 양성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생태유아교육을 확산하기 위해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에서 생태유아지도사 자격과정을 두어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할 교사들을 양성하여 왔다. 생태유아공동체 회원시설을 중심으로 원장・교사 교육을 진행하여 왔는데 앞으로는 생태유아교육의 이론과 실천을 예비부모, 부모, 조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생태유아교육 지도자 양성과정’을 운영하여 보다 내실 있는 생태유아교육의 확산을 기할 것이라고 말한다.
임 교수는 생태유아교육의 학문체계 정립과 유아교육 현장에서의 생태유아교육 실천을 위해 생태유아교육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그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 부설 생태유아교육기관을 설립하여 생태유아교육기관 운영의 모범을 제시하여 생태유아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모델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부설 생태유아교육기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 활동으로 영유아기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유아교육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다.
그는 이러한 것은 결국 공유와 공감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는 앞으로 생태유아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매년 1박 2일 정도로 함께 모여 자연·놀이·아이중심의 생태유아교육 실천의 다양한 모범사례들을 자랑하고 정보를 나누는 배움과 나눔과 축제의 한마당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했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지난 2020년 그동안 해외의 다양한 사례들을 수집하고 직접 견학하며 준비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한번 해보았는데 참 좋았어요. 앞으로는 우수 사례들을 발굴해 출판 홍보 보급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과 협의하여 시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누리과정의 수업중심에 익숙한 교사들에게 짧은 시간 내에 아이·놀이 중심의 교육과정으로의 변화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임 교수는 말한다. 전국보고대회는 생태유아교육기관에 속한 교사들뿐 아니라 전국의 많은 교사들과 함께 할 계획인데 특히 원장, 교사, 영양사, 조리사, 사무원, 운전기사, 학부모, 조부모 등 보육과 관련된 다양한 종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개혁의 목소리가 초등학교로 확산되어 초등교육의 생태교육화, 유치원·어린이집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중학년(3·4학년)과의 연계·통합활동으로 이어지는 연구모델과 실천 현장의 실제 모습을 머지않은 시기에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 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에서 해운대구청의 위탁을 받아 시험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초등학생 대상의 ‘다함께 돌봄센터’ 2곳에서의 그런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초등교육의 생태친화교육화 확산이야말로 일반 유아기관의 생태기관 전환컨설팅의 확산과 현장 안착에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임 교수의 발상은 2020년 7월 한국생태유아교육연구소가 발간한 생태유아교육 중심의 놀이사례집인 「개정 누리과정 놀이운영 사례집」을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급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는 앞으로도 매년 생태유아교육 실천 전국보고대회를 열어 우리나라 영·유아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중심축이자 많은 교육자들에게는 자연·놀이·아이 중심의 아이행복세상을 열어가는 데 깊은 영감(靈感)을 주는 그런 대회로 발전시켜 나갈 각오를 보였다.
#생태유아교육 유튜브 통해 국내외로 확산 노력
요즘 임 교수는 유튜브에 관심이 많다. 그는 생태유아교육의 확산을 위해 교단이나 어린이집 유치원 현장을 넘어 유튜브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단다. 우리나라에 유아교육이 들어온 지 100년이 지났지만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왜곡된 시각, 한 치 앞을 못 내다보는 땜질식 교육정책, 허술한 관련법과 제도 등으로 정작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형식에 그치고 어른들의 편익추구만 난무하는 교육현장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영·유아교육을 위해서는 소위 교육전문가집단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는 교육현실의 한계를 과감히 벗어나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가는 공간으로서 유튜브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유튜브에서 아이를 중심에 두고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허심탄회하게 만나고 싶어요. 아이를 불행하게 하거나 행복하게도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이고, 세상은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순수한 아이들이 교사인 어른들을 만나는 공간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는 CCTV는 아이, 교사, 학부모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 그것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지? 마치 감옥의 죄수를 관리하듯 값싼 CCTV로 아이들과 교사들의 기본적인 인권은 간단히 무시한 채 아동학대 문제만 해결하면 그만인 것인지? 그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충분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잃어버린 사각지대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있는 기계에 우리의 영혼을 쉽게 맡겨버리는 현실 등을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공간을 유튜브에서 실현하고 싶어요. 앞으로 계속해서 진행되는 유튜브에는 교육관련 유익한 정보, 깊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들을 앞뒤 눈치 보지 않고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내용과 사안에 따라 각계각층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원장, 교사, 조리사, 영양사, 사무원, 부모, 조부모들도 직접 모셔서 함께 꾸려나갈까 해요.”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따뜻하고 지혜로운 공간이자 ‘아이행복세상’을 열어가는 임재택의 생태유아교육 유튜브 또한 한국 생태유아교육의 세계화 실현을 지향하고 있었다.
#기후위기 대응 위해 ‘무병장수 생태유아교육’으로
임 교수가 요즘 가장 신경 쓰는 것이 기후위기문제라고 한다.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지구 생태계 천지 만물 자체의 위협이 다가오는 시대인데 국가적 재난으로 다가오는 저출산 문제와 더불어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임 교수는 지금까지 강조한 생태적인 삶과 생태유아교육에서 시민들이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게 이제는 ‘무병장수 생태유아교육’으로 가야 되겠다고 생각한단다.
“이 무병장수는 아이를 중심에 놓고 주변에 있는 부모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건강하게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가 초창기 생태유아교육에 참여했던 전홍준 박사를 비롯해서 한의학 하는 분들, 일종의 대체의학 자연의학, 그다음에 생명의학 양자역학을 얘기했던 방건웅 선생 등의 대안이론들이 이제는 상당히 체계화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부터 인터넷시대에 맞춰 새롭게 생태교육운동, 생명살림운동을 재미나게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저가 교육운동하는 사람들이 좋은 일도 하고 돈도 되는 그런 걸 해야 한다고 얘기하니까 우리 공동체 사람들도 굉장히 공감을 하더라고요.”
#부모 자식의 인연·도리 중시하는 참생명공동체 만들어가야
임 교수는 끝으로 사람 사는 도리로 부모와 자식간의 도리를 강조한다. 즉 효도라고 하는 부모와 자식 간의 참사랑을 오늘날에 되살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부모와 자식 간에 생명의 끈으로 연결된 신비로운 관계를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임 교수는 92세까지 살다 돌아가신 모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우리 엄마는 무척 머리가 좋으신 분으로 산청 한디미 15가구 모두의 제삿날, 생일날, 기념일 등을 기억할 정도였고, 친화력과 판단력이 탁월하고 생활력과 자식 사랑과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죠. 장손인 형님 내외보다는 맞벌이 하는 우리 집에 오시면 마음 편하다 하시고 당신 할 일이 있으니 손주들과 며느리에게 큰 소리 치시며 생활하셨어요. 특히 텃밭 가꾸기를 좋아하셨는데 저하고는 의견차이가 많았어요. 우리집 베란다에 10여 평의 텃밭을 만들어놓았는데 저는 꽃과 유실수를 심고 엄마는 채소를 가꾸다보니 항상 마찰이 생겼죠. 엄마는 채소 가꾸는데 그늘진다고 꽃과 나뭇가지를 똑똑 잘라 놓았어요. 채소는 먹을 수 있지만 꽃은 못 먹잖아. 그러니 꽃나무 짜른다고 뭐라쿠지 마라하셨어요. 그럴 때 옆에 있던 아내는 둘이 싸우지 말고 밭을 아예 반으로 나누라고 하기도 했지요. 그렇게 건강하신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한달 정도를 요양병원에 모셨다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다시 집으로 모셔서 임종을 했지만 지금도 어머니 생각만 하면 불효한 것 같아 눈물이 납니다.”
임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인간의 삶이란 부모와 자식 간의 끝없는 사랑의 내림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사랑의 기억이 남아있는 한 그것이 삶에 힘이 되고, 또한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데 활력소가 된다고나 할까? 그리고 또 하나는 자연의 힘인 것 같다. 임 교수의 경우 산청 시골, 자연 속에서 자란 것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됐고, 어릴 적 자연과의 교감이 생태유아교육이라는 창의적 발상과 실천의 원동력이 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한마디로 임 교수는 말한다. 아이를 크게 키우려면 자연에서 놀게 하라고. 삶의 모태가 되는 어머니대지, 자연을 살리고, 자연과 어울리는 삶을 살자고 말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의 글 ‘무엇이 성공인가?’(What is success?)라는 글이 떠올랐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런 면에서 임재택 교수는 ‘진정한 성공’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간 분으로 평가될 것 같다. (끝)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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