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347) - 꽃은 반쯤 핀 것을 보고, 술은 얼큰하게 취하는 것이 가장 멋지다     

허섭 승인 2021.12.14 00:59 | 최종 수정 2021.12.14 21:46 의견 0
347 풍자개(豊子愷 1898~1975) 꽃은 떨어져... (無題)
풍자개(豊子愷, 1898~1975) - 꽃은 떨어져... (無題)

347 - 꽃은 반쯤 핀 것을 보고, 술은 얼큰하게 취하는 것이 가장 멋지다                                                   

꽃은 반쯤 핀 것을 보고 술은 조금 취하도록 마시면 이 중에 참된 멋이 있다.

만약 흐드러지게 피거나 곤드레만드레 취하면 이는 곧 추악한 지경에 이르니

가득 찬 상태에 이른 자는 마땅히 이를 생각할지어다.

  • 微醺(미훈) : 약간 취함.  醺은 ‘약간 취하다’ 의 뜻으로 ‘술 냄새를 살큼 풍기는 정도’ 여서 향기를 뜻하는 ‘熏(薰)’ 을 옆에 붙인 듯하다. 판본에 따라 醉로 된 곳도 있다.
  • 佳趣(가취) : 아름다운 맛/멋.
  • 爛漫(난만) : 꽃이 활짝 핀 모양, 만개(滿開). 한창 무르익은 모습.
  • 酕醄(모도) : 술에 흠뻑 취함. 두 글자 모두 ‘술에 곤드레만드레한 모양’ 을 뜻한다.
  • 惡境(악경) : 추악(醜惡)한 경지. 재앙(災殃)의 경지.
  • 履(리) : 원래 ‘밟다, 신발’ 이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도달하다, 이르다’ 의 뜻.
  • 盈滿(영만) : 가득 찬 상태. ‘부귀영화가 절정에 이름’ 을 뜻함.
347 풍자개(豊子愷 1898~1975) 마지막 키스(最後的吻) 1930년대 초 상해의 한 일간지 게재
풍자개(豊子愷, 1898~1975) - 마지막 키스(最後的吻), 1930년대 초 상해의 한 일간지 게재

◈ 『사기(史記)』 범저채택열전(范雎蔡澤列傳)에

語曰(어왈), 日中則移(일중즉이) 月滿則虧(월만즉휴). 物盛則衰(물성즉쇠) 天地之常數也(천지지상수야). 進退盈縮(진퇴영축) 與時變化(여시변화) 聖人之常道也(성인지상도야). 故(고) 國有道則仕(국유도즉사) 國無道則隱(국무도즉은). 聖人曰(성인왈), 飛龍在天(비룡재천) 利見大人(이견대인), 不義而富且貴(불의이부차귀) 於我如浮雲(어아여부운). 

- 옛말에 ‘해가 중천에 오르면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기운다’라고 했습니다. 만물이 왕성해지면 곧바로 쇠약해지는 것은 천지의 변하지 않는 이치입니다. 나아가고 물러가는 것, 가득 차고 쭈그러드는 것이 때에 따라 바뀌는 것은 성인의 변함없는 도리입니다. 그래서‘나라에 도가 시행되면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시행되지 않으면 숨어야 합니다. 성인이‘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면 덕이 있는 자를 만나기에 이롭다.’라고 말했고, ‘정당하게 얻지 않은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라고 했습니다.

 * <飛龍在天 利見大人> 은 『주역(周易)』 건괘(乾卦)에 나오는 말이며,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은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347 풍자개(豊子愷 1898~1975) 신랑이 죽마 타고 오네(郞騎竹馬來)
풍자개(豊子愷, 1898~1975) - 신랑이 죽마 타고 오네(郞騎竹馬來)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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