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전국위 등 계파간 충돌지점 여럿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3주가 지나도록 당 수습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은 물론,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잔류파 대 복당파 등으로 갈려 남 탓하는 데만 여념이 없다.
급기야 친박계·잔류파 의원들은 지난 4일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대대적으로 요구했다.
이장우 의원은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당을 떠나 다른 당을 창당하고 지지 세력을 분열시켰다"며 거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더해 김무성 의원을 우군으로 두었다는 평가도 받는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마저 김 의원에게 비판적인 언급을 하고 나섰다.
김 대행은 "언론이 나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고 자중지란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면서 김 의원이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거론하며 "아물어 가는 아픔과 상처를 후벼 파낸 꼴이 됐다.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계파의 수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김 대행를 향해 "의원들의 뜻을 존중하고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언행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심이 등을 돌린 데 대한 진정성한 사과와 반성 대신 '만인의 만인에 대한 비난'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당내 갈등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 있다.
첫 번째 고비는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총회다.
심재철 의원 등 소속 의원 14명은 김 대행에게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이 자리에서 친박계·잔류파 의원들이 김 대행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들 의원은 또 비상대책위원장 선임과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 등 당 운영 방향을 두고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의총을 통해 당내 갈등이 또다시 폭발할 수도 있다.
이들은 '비대위는 조기 전당대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대위가 전권을 갖고 혁신작업을 해야 한다는 김 대행의 비대위 구상에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행은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에 관한 논의는 의총에서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되는 만큼 비대위 준비위의 준비 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시기에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가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5∼6배수로 압축하는 10∼11일에는 의총 소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장인 안상수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전국위를 17일에 할 계획이어서 15∼16일까지는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해 "12월까지 정기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하기 쉽지 않다"며 "빨라도 내년 1∼2월에 전당대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고비는 전국위원회다.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전국위 의결을 거쳐야 해 또다시 계파 간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국위는 현역 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 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등을 포함해 1천명 이내로 구성돼 있다.
김 대행이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과 간담회를 연 것도 전국위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당권을 잡고 있는 복당파는 전국위에 복당파 지지 세력이 많아 표 대결이 펼쳐지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이한승 이신영 이슬기 기자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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