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맥주 인문학·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 지음.
방송인 김제동의 두 번째 에세이.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헌법을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살려 독후감 형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김제동은 '우리는 모두 남의 집 귀한 딸과 아들이다', 여기에 헌법의 핵심이 있다고 말한다. 헌법이라는 체계 자체가 존엄한 '우리'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말라고 만들어놓은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헌법 독후감'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나 헌법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우리가 헌법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예인이 무슨 헌법이야, 학생이 무슨 헌법이야 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걸 한 단계 뛰어넘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헌법을 느낄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나무의마음 펴냄. 360쪽. 1만6천원.
▲ 화성남자와 금성여자를 넘어서 = 존 그레이 지음.
남녀 차이를 화성과 금성이라는 비유로 풀어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1993년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150개국에서 50개 언어로 번역돼 5천만부 이상이 팔렸다.
존 그레이의 최신작인 이 책은 21세기의 화성남자와 금성여자를 위한 고전의 재탄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작이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해 소통의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역할과 차이를 한 단계 넘어서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조화롭게 표현해 마음을 나눔으로써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개인의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최근 성별 갈등이 극심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도 읽어봄 직하다.
존 그레이는 30년간의 연구 경험을 고스란히 이번 책에 담았다. 화성인과 금성인의 크게 다른 대화법,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호르몬의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 등.
김영사. 464쪽. 1만6천800원.
▲ 맛있는 맥주 인문학 = 이강희 지음.
퇴근 후 한 잔, 좋은 사람과 한 잔, 나 홀로 '방콕'하며 한 잔….
우리와 친숙한 맥주 한 잔에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담겨있다. 이 책은 맥주 한 잔을 마셔도 더 즐겁게, 더 지적으로 마실 수 있도록 맥주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맥주의 발달과정, 맥주와 관련한 역사적 사건, 맥주를 너무 사랑했거나 맥주를 이용해 야망을 이룬 유명인들,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들, 현재 주목받는 브루어리와 한국과 북한 맥주의 현주소까지 망라했다.
그러고 보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한 맥주는 정말 맛없다"고 했다. 북한 대동강 맥주가 더 맛있다면서. 한국 맥주의 맛은 '천편일률적'이라는 게 그 이유인데, 왜 천편일률적인지에 대한 답도 이 책에 담겨있다.
북카라반 펴냄. 296쪽. 1만5천원.
▲ 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 송정훈, 컵밥 크루 지음.
전교 꼴찌, 날라리 춤꾼, 30대 후반 다섯 아이의 아빠. 심지어 영어조차 못하는 송정훈 씨는 20년 넘은 낡은 푸드트럭 한 대로 기적을 이뤘다.
미국 현지의 내로라하는 푸드트럭들을 제치고 '야후'가 선정한 '미국 내 최고의 푸드트럭 톱(TOP) 27'에 뽑힌 것.
싸고, 맛있고, 빠르지만 모두가 하찮게 보던 노량진 컵밥에서 이 커다란 기회를 발견한 저자는 '새롭지만 익숙하게 하자'는 사업 원칙 아래 미국 음식 문화에 맞게 메뉴를 개발하되 한국식 서비스를 결합했다.
물론 그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모험심이 강한 듯 보이지만 의외로 그의 모토는 '되도록 무리한 위험은 피하자'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해나갈 때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산북스 펴냄. 280쪽. 1만5천원.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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