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다는 것'의 힘…허클베리핀 이기용이 청소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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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09:56 | 최종 수정 2018.11.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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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학교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인디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이기용이 청소년 교양서를 냈다. 출판사 너머학교에서 펴내는 '∼한다는 것' 시리즈로, 이번 책 제목은 '듣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음악이 가진 자유와 치유라는 특징을 풍부한 삶의 경험을 통해 들려준다. 또 다른 이의 소리,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어떻게 한 사람의 마음을 얻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삶과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지 알려준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다닌 학원에서 반 친구들이 시각장애인 친구 세 명의 점자용 노트 필기 소리를 묵묵히 들어준 이야기, 어느 날 그 건물이 정전돼서 모두 불안해할 때 시각장애인 친구 한 명이 기타 연주를 들려줘 모두가 마음이 안정된 이야기 등은 특히 울림을 준다.
듣는 것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영화 '쇼생크 탈출'의 유명한 장면도 소개한다. 교도소에 있던 주인공 '앤디'와 그 동료들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감전이 된 듯 모든 동작을 멈추는 장면이다. 만델라가 10년째 수감 중인 감옥에서 음악을 듣고 희망을 다진 일, 구소련 당국이 비틀스 등 서구 음악을 금지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사례 등은 음악이 자유를 향한 열망을 일깨운 사례들이다.
저자가 재활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환자들과 함께 곡을 연주했던 경험, 포탄이 떨어져 사람들이 희생당한 현장에서 22일간 첼로를 연주했던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이야기도 소개된다.
"상대의 이야기를 새로운 여행지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지루한 마음이 줄어들고 그 안에 무슨 새로운 것이 있을까 내가 몰랐던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우리는 보통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곳을 다시 가기보다 잘 알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여행하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발견할 때 그 자체로 순수하게 기뻐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와 같아요. 저 사람의 얘기라면 무슨 얘기인지 뻔해서 더는 듣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상대의 얘기를 듣다 보면 뜻밖의 일들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74∼76쪽)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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