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팀, 최근 실험에서 불확정성 원리 건재 확인
하워드 위스먼, Science Advances 논문 게재 ... 국제 대안언론 '더 컨버세이션'에 해설 기고
불세출의 과학자이자 상대성이론 창안자인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평생 양자역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는 1927년부터 양자역학의 불완전성을 논증하는 데 집요함을 보였다. 그 주요 타겟은 불확정성 원리였다. 그가 1927년 제5회 솔베이회의에서 닐스 보어에게 제기한 변형된 이중슬릿 사고실험, 1930년 제6회 솔베이회의에서 제기한 '상자안의 시계' 사고실험, 1935년 내놓은 EPR논증이 모두 불확정성 원리가 오류임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물리학계는 아인슈타인의 패배를 선언하면서 양자역학(불확정성 원리)의 불완전성 논란은 완전히 불식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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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90년대 몇몇 명석한 물리학자들이 불확정성 원리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됐다. 그 이후 심심찮게 '불확정성 원리는 틀렸다'는 주장이 나오곤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호주 그리피스대학의 하워드 위스먼 연구팀이 '이중슬릿실험'을 통해 "불확정성 원리가 오류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주장, 물리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학술지 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그리피스대학 양자동역학센터 소장인 위스먼은 불확정성 원리와 이에 관한 쟁점, 그리고 자신들의 실험을 소개하는 해설을 국제 대안언론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했다. 다음은 전문 번역이다.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단어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에서 많이 사용된다. 한 학파의 생각은 이것이 세상에 우리가 아직 불확실하게 아는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자연 그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믿는다.
본질적인 불확실성은 현대 양자역학의 원조 중 하나인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가 제시한 이론이 중심이 되었다. 그는 우리가 입자(particle)의 모든 특성을 동시에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불확실성 원리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입자의 위치를 측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그 입자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러나 이 측정행위 자체가 그 입자의 속도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정확히는 위치 측정의 정확성에 반비례하는 양만큼 속도는 방해(disturbance)를 받는다.
하이젠 베르크가 틀렸다?
하이젠베르크는 측정이 양자역학의 고전적 특징인 이중슬릿(two-slit) 간섭 패턴을 파괴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불확실성 원리를 이용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몇몇 저명한 양자 물리학자들은 한 입자의 속도를 크게 방해하지 않고 그 입자가 두 개의 슬릿 중 어느 쪽을 입자가 통과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하이젠베르크의 설명이 틀렸음에 틀림없다는 말인가? 나와 동료들이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그러한 결론에 뛰어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불확실성 원리로부터 예상되는 크기의 속도 교란(velocity disturbance)을 어떤 의미에서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세부 사항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이중슬릿 실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중슬릿 실험
이런 종류의 실험에는 두 개의 슬릿(slit, 구멍이나 틈)이 난 판이 있다. 우리는 또한 입자가 판을 향해 발사될 경우 양쪽의 슬릿을 덮을 만큼 충분히 큰 위치 불확실성(position uncertainty)을 가진 양자 입자를 가지고 있다.
입자가 어느 슬릿을 통과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마치 양쪽 슬릿 모두를 통과하는 것처럼 작용한다. 그 결과 소위 "간섭 무늬(interference pattern)"이 생기는데, 슬릿 너머 먼 들판의 화면에서 입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곳에 분포하는 파동이며, 이는 슬릿을 지나 먼 곳(슬릿 틈에 비해 먼, 수 미터 정도)에 있는 스크린에 나타난다.
하지만 만약 그 입자가 어떤 슬릿을 통과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판 근처에 측정 장치를 놓으면 어떨까? 간섭 무늬를 계속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아니라고 알고 있고, 하이젠베르크의 설명은 만약 위치 측정이 입자가 어떤 슬릿을 통과하는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다면, 그것은 그 속도에 무작위적인 교란(random disturbance)을 줄 것이고, 결국 간섭의 파동을 상쇄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저명한 양자 물리학자들'의 주장이 맞다면, 입자가 어느 슬릿을 통과하는지 파악하는 데는 이러한 위치 측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입자에 미치는 영향이 무작위 속도차기(random speed kick)가 아닌 장치를 고안해냈다. 따라서 그들은 간섭의 상쇄를 설명하는 것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원리가 아니라 다른 메커니즘이라고 주장했다.
하이젠베르크의 예언대로
우리는 그들이 주장하는 간섭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의 실험은 단지 하이젠베르크가 예측한 크기의 입자의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속도 교란은 입자가 측정 장치를 통과할 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놓친 것을 보았다. 오히려 그것은 입자가 슬릿을 훨씬 지나 멀리 있는 들판을 향해 갈 때까지 지연된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양자 입자는 단지 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또한 파동이다.
사실, 우리의 실험에 기반이 된 이론은 파동성과 입자성 둘 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이론이었는데, 하이젠베르크 이후 한 세대인 이론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이 도입한 해석에 따라 파동이 입자의 움직임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실험을 시작하자
우리의 최근 실험에서, 중국의 과학자들은 2007년에 내가 제안한 양자입자의 ‘가설 운동(hypothesized motion)’, 두 개의 슬릿에 걸쳐 가능한 여러 가지 시작점으로부터 그리고 측정의 두 가지 결과에 대해 재구성하는 기술을 따랐다. 그들은 측정 장치가 없는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입자의 속도를 비교했고, 따라서 측정의 결과로 인한 속도 변화를 결정했다.
이 실험은 입자가 측정 장치 자체에서 5m 떨어진 곳까지 측정 장치 자체를 소거한 지 오래 후에 입자의 속도에 대한 측정의 영향이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점에 의해서, 먼 장(field)에서는, 평균적으로 속도에서의 누적 변화는 간섭 무늬의 파동을 씻어낼 수 있을 만큼(상쇄시킬 만큼) 충분히 컸다. 그래서 결국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원칙이 의기양양하게 나타난다.
집에 가져가는 메시지, 즉 핵심은 무엇일까? Don’t make far-reaching claims about what principle can or cannot explain a phenomenon until you have considered all theoretical formulations of the principle.원리의 모든 이론적 공식화를 고려하기 전에는 원리가 현상을 설명할 수 있거나 혹은 설명할 수 없는가에 대해 광범위한 주장을 하지 말라. 조금 추상적인 메시지이긴 하지만, 물리학과 거리가 먼 분야에서도 적용이 될 수 있는 조언이다.
#기사 출처 :♠Science Advances, Observing momentum disturbance in double-slit “which-way” measurements
♠cosmos, Is 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 wrong? It depends on how you look at it.
♠The Conversation, Quantum physics experiment shows Heisenberg was right about uncertainty, in a certain sense
<조송현 & 김판수 객원기자(부산대 물리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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