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승인
2021.05.11 20:29 | 최종 수정 2021.05.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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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마을
만해는 저 성곽 넘어 남쪽 꼴을 보기 싫어
이 동네 언저리에 북향 집을 지었다지
서울 하늘 아래 마지막 달동네라네
재개발 플래카드 하나 없고
집집마다 사람 온기 남은 곳
시인이 썼던 성북동 비둘기 여파가 스쳐간 곳
나도 저기 어딘가 앞마당 있는 집에
터를 잡고 살고 싶은 곳
03번 마을 버스 타고 마실 나가면서
요상한 요지경
삼성 삼호 삼강 삼공 삼화 삼진 삼익 삼미 삼양 삼화
아 삼풍
강산에 태극기 노래에
“절대로 삼풍은 또 불지 않았으면”
아니야 삼풍三風 아니라 삼풍三豊이야
세 가지 풍요로움을 누려야 할 텐데
옆에 있던 큰 가게는 찰나에 허물어지고
이제 저 삼풍은 부수어지겠지
부수어지는 만큼 올라가는 가격
인간 세상 참으로 희한한 요지경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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