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 교수의 인문생태시 17 - 진꽃

박기철 승인 2021.05.13 10:42 | 최종 수정 2021.05.13 10:48 의견 0

진 꽃

제일도발 제일요염 제일관능 제일발정
봄꽃 쬐깐하지 않고 큼직하게 핀다

가장 화려하게 피지만 
가장 처참하게 진다

처참하게 지는 모습은 
애절함을 준다

비록 지더라도
너절한 쓰레기가 되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진다

피기보다 지기에 아름다운 꽃이다

황금똥

아무 거나 잘 먹고
아무 데서나 잘 자고
아침마다 황금똥 잘 싸는 삶

세상에 이보다 귀한 건 없다
세상에 이보다 중한 건 없다
세상에 이보다 값진 건 없다

황금보다 귀중한 무가치
황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황금똥이다

아침 황금똥을 어찌 보여 줄 수가 없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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