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스타 토크 쇼에 출연해 진행자 닐 타이슨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터뷰는 미국 뉴욕의 자연사박물관에서 이뤄졌다. 출처: 유튜브(popular science).
"빅뱅(big bang)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가?“
일반인들이 우주에 관해 갖는 원초적인 의문이자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질문이다. 우주가 작은 점에서 시작되었다면, 그 점 이전엔 무엇이며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자연스럽게 생기는 의문이다. “시간과 공간은 특이점이 폭발, 이른바 빅뱅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 그 이전을 말할 수 없다”고 말하면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다. 답변하는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예 “동방신기”라며 농담으로 답하는 물리학자도 있다. (인기 가수 빅뱅 이전에 동방신기가 있었다! ㅋ)
그런데 답변자가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라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지난 40년 동안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호킹은 이 분야 최고 석학이니까. 게다가 저명한 물리학자인 닐 타이슨의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야.
닐 타이슨은 4일(현지시간) 자신이 진행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스타 토크 Star Talk' 쇼에서 스티븐 호킹에게 질문했다.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습니까(What Was Around Before The Big Bang)?”
호킹은 대답했다. “빅뱅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Nothing was around before the Big Bang).”
호킹은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우주의 경계조건은 ‘경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클리드 시공간은 마치 지구 표면처럼 끝이 없는 닫힌 표면입니다. 남극(South Pole)에서 시작되는 허수 시간과 실수 시간을 상상해보겠습니다. 이곳은 물리법칙이 성립하는 매끄러운 시공간의 한 점입니다. 그런데 남극에서 '남쪽(south)'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같은 이치로 빅뱅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남쪽은 시간의 비유이다).”
호킹은 1983년 발표한 '호킹-하틀 무경계 제안(Hawking-Hartle no-boundary proposal)'을 인용한 것이다. 이것은 간단히 말하면, '시작(beginning)은 시간의 문제다. 빅뱅 이전에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주의 시작이라는 개념은 무의미하다. 우주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에 있어 초기 경계조건이 없다'는 것이다.
호킹의 설명은 이어졌다.
“빅뱅 이전 특이점(singularity)의 무한히 작은 양자 거품 속에서 시간은 구부러진 상태로 존재했습니다. 시간은 다른 차원 속에서 왜곡되었고, 그 시간은 무(無)에 근접했으나 결코 무(無)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같은 호킹의 대답에 따르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낸 빅뱅은 절대 없었다. 빅뱅으로부터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지 인간의 관점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호킹은 이전의 ‘무경계 조건(no-boundary condition)’ 강연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즉, 빅뱅 이전 생긴 것을 관측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빅뱅 이전의 사건은 정의될 수 없다. 빅뱅 이전의 사건은 관측 가능한 결과물이 없으므로 우리는 이론에서 그것을 잘라버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시간이 빅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호킹은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더해주었다.
“우리는 우주가 계속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간을 거슬러 간다면 우주는 수축합니다. 우주의 태엽을 충분히 되감으면(약 138억년), 우주는 작은 원자 크기로 수축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담은 작은 점이 바로 우리가 아는 특이점(singularity)입니다. 이것은 극히 작으면서 극히 뜨거운 고밀도의 에너지 덩어리인데, 여기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 법칙과 시간이 작동을 멈춥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시간이란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주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시간의 화살은 무한히 수축할지라도 딱 그 출발점에는 절대 도달할 수는 없습니다.”
#기사 출처 :
Popular Science,
Live Science,
Tech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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