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물류올림픽’이 부산에서 열린다. 160개 국에서 3000여 명의 물류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물류협회(FIATA) 세계총회가 2020년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2020년 부산 국제물류세계총회'의 중심에는 김병진 한국국제물류협회 회장이자 국제물류협회(FIATA) 세계 부회장인 김병진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세계총회 부산 유치의 일등공신이자 행사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부산 중구 중앙동 마린센터빌딩 한국국제물류협회 부산지회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물류올림픽 유치 소회와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각오 등을 들었다.
김병진 회장은 “동북아항만물류 허브나 한국 해양 수도는 말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 ‘2020 부산 국제물류세계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항만물류 분야에서 부산, 나아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부산시는 물론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 부산 국제물류세계총회 유치를 환영하고 성공적 개최를 기원합니다. 2020 부산 세계총회를 즈음해 부산시민에게 국제물류협회를 소개해주십시오.
“국제물류협회는 영어로 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Freight Forwarders Associations인데, 불어 명칭인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Associations de Transitaires et Assimilés의 앞 글자를 따 FIATA(피아타)라고 불립니다. 1926년 설립된 비정부기구인데, 세계 200개국 800여개 국제물류협회, 4만여 운송(forwarding)·물류(logistics) 업체가 가입된 국제물류연맹입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정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FIATA 세계총회는 매년 개최하는데,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물류협회장 등 물류분야 전문가·관료 3000명가량이 참석해 물류분야 정책, 제도 개선, 국제협력 등을 논의합니다. 국제물류가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그야말로 물류올림픽인 셈입니다. 1995년 서울 총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올림픽인 만큼 유치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짐작할 만합니다. 김 회장께서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계기를 말씀해주십시오.
“2015년 한국국제물류협회 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FIATA 세계총회 부산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당시 우리 물류업계는 한진해운 사태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고난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FIATA 세계총회는 한국 물류업계의 어려움 극복과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회장 취임 이후 3년간 동분서주한 끝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총회 유치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가 주효했다는 후문이 들리던데요.
“3년 후의 개최지를 선정하는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총회에서 우리는 벨기에(브뤼셀), 아랍에미레이트(두바이)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의 호소력 있는 영상 연설은 FIATA 회장단으로 하여금 한국의 개최 의지와 대회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젠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문제만 남았는데요, 준비는 잘 돼가고 있습니까?
“세계총회 개최를 위한 조직 구성을 거의 완료하는 등 기본적인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필요한 질적인 준비는 아직 부족한 상태입니다.”
-FIATA 세계총회가 물류올림픽이라면 한국의 국제물류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부산시와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것 같군요?
“솔직히 행사의 국제적인 위상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부산시와 정부의 지원이 많이 아쉽습니다. 부산시가 ‘동북아항만물류 허브’니 ‘한국해양수도’라는 말은 늘 하면서도 정작 이를 견인할 수 있는 국제행사인 FIATA 세계총회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정부 일각에서는 2020 부산 FIATA 세계총회를 ‘부산시 행사’로 치부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2020 부산 FIATA 세계총회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아닐까요? 차제에 글로벌 물류경쟁력의 중요성과 이 국제행사의 의미를 짚어주십시오.
“세계는 바야흐로 물류경쟁력 시대입니다. 최근 브랜드파이낸스에서 발표한 2018년 글로벌 브랜드가치 1위 기업에 선정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IT기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세계 최대 물류기업입니다. 물류전문가인 팀 쿡 CEO가 이끄는 애플은 세계 SCM(공급망관리) 역량에서 1위이고, 삼성전자 6위입니다. 물류경쟁력이 곧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글로벌 물류시장은 제조, 자원, 금융, 무역, IT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철도, 항만, 항공인프라를 물류중심도시 부산에서 개최되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향후 개통될 북극항로와 TKR(남북한연결철도)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MR(만주횡단철도) TMGR(몽골횡단철도)의 출발지가 바로 부산입니다. 이번 2020 부산 FIATA 세계총회는 대한민국이 물류강국으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물류경쟁력이 곧 글로벌 경쟁력임을 인식하고 물류산업을 국정과제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0 부산 FIATA 세계총회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세계 각국에 한국의 선진물류정책, 선진기술을 소개함으로써 물류산업 선진국가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부산은 성공적인 총회개최를 통해 동북아 해양 수도를 구현하는 모멘텀(추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행사 기간 열리는 세계물류한상대회와 취업박람회를 통해 많은 취업·고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부산항에 대한 투자유발효과는 물론 물류전문가 3000여 명이 참석하는 만큼 적지 않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도 상당하리라고 예상합니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입니까?
“역대 최대의 행사가 되도록 노력 중입니다. 2017년 말레이시아총회에는 120개 국에서 협회장 2000여 명이 참석했고, 지난해 인도총회에는 100개국의 협회장 1300명이 참석했습니다. 부산 총회에는 130개 국의 협회장 3000명 이상 참석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국제물류협회 본부회의와 9월 인도 세계총회에서 홍보전을 폈고, 11월에는 국회에서 ‘2018 대중국 수출전략 포럼’을 성황리에 개최하는 등 2020년 부산총회를 대내외에 홍보하는 데 매진했습니다. 올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총회에서 맨투맨 미팅을 통해 협회장들의 참가를 유도하려고 합니다. 외형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 물류산업의 타 산업과의 융합과 4차 산업화의 논의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의제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행사 준비와 추진을 위해서는 관련 부처와 유관 기관을 아우르는 지원단·자문단 발족이 시급한데, 정부와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개인사로 방향을 돌려보겠습니다. 물류업계에 발을 디딘 것은 언제이며 어떤 계기였습니까?
“1981년 대학을 졸업하고 조양상선에 입사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대학 졸업논문을 ‘한국해운의 구조개선’을 주제로 썼습니다. FIATA 세계총회 유치와 개최가 저의 소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건장한 체격을 유지하고 계신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한때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기도 했고요. 청년시절 태권도로 신체를 단련하고 이런저런 대회에서 수상도 하고 보니 태권도에 애정이 많습니다. 현재 명예 7단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프로태권도협회 수석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태권도 외에도 모든 운동을 즐기는 게 건강의 비결이라면 비결 아닌가 합니다.”
-FIATA 조직 내에서 ‘King Kim’이라는 별칭으로 통할 정도로 호방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남에게 베풀면서 산다는 것입니다.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네 나오는 말로 ‘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덕을 쌓고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2020 부산 FIATA 세계총회 유치와 개최는 저의 소명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한국물류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삶의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그런 다음, FIATA 세계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부여받은 만큼 세계 물류업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후진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김병진 회장은
▷한국국제물류협회 회장 ▷국제물류협회(FIATA) 부회장 ▷태경해운항공(주) 대표이사 ▷부산항발전협의회 고문 ▷사단법인 세계프로태권도협회 수석고문
<인저리타임 편집위원장>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