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저리타임 조송현 대표 인터뷰
프로그램 : 더 인터뷰
녹음일시 : 12월 18일 금요일 오후 2시
장 소 : 부산영어방송 4층 스튜디오
진 행 자 : 다니엘 신(신민수)
▶웹진 제목이 ‘인저리타임’인데요. 어떤 웹진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저리타임은 ‘열린사회를 위한 공론의 장’을 기치로 2016년 10월 논평 중심의 정치 웹진으로 창간됐습니다. 2년 뒤 2018년 4월 종합인터넷신문으로 등록했고, 2019년 6월 법인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인저리타임(injurytime)은 잘 알려진 대로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 정규 시간 외 ‘추가시간’을 뜻합니다. 이 단어의 어원은 부상자 치료로 인한 지연시간을 보전하는 시간입니다. 인저리타임은 완성을 위한 추가시간이자 외롭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시간입니다. 웹진 인저리타임도 이런 뜻을 살려 추가시간이 필요하거나 추가시간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외롭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듬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인저리타임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나 카테고리는 무엇입니까?
"<삶과 생각>입니다. <삶과 생각>은 쉽게 말하면 우리 생활과 문화 영역입니다. 인문학과 문화예술 전반을 포괄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우리 삶의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카테고리에는 나의 삶 나의 생각, 사람 이야기, 문화마당, 책 세상, 지식·정보, 다문화 광장 등의 하위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인저리타임은 <삶과 생각>을 비롯해, 의견과 주장, 언저리 뉴스, 사이언스, 건강&레저, 포토&영상 등 6개의 1차 카테고리가 있고 각각에는 다양한 2차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던데요. 필진들이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필진으로 시인, 소설가, 영문학자, 철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자 시절 친분으로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이 절반가량이고 나머지 분들은 인저리타임의 내용을 보시고 취지에 공감해 참여하신 경우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필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인저리타임에서는 부산 발전을 위한 칼럼이나 관련 뉴스들도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는데요.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계신 것 같아요(지역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인저리타임이 지향하는 방향성 등).
"사실 초기에는 그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지리적 경계가 없는 웹진(인터넷 잡지)인 데다 정치 웹진이라 정치권(국회)의 주요 이슈를 중심으로 논평을 하다 보니 지역 이슈를 많이 다루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탄핵사건 등 정치적 격동기를 지난 뒤부터 지역 이슈를 중점 다루게 됐는데, <김해창 교수의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이 대표적인 연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치칼럼 위주에서 벗어나 지역 시인·소설가들의 글을 중심으로 웹진을 구성해나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여론이 수렴돼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체제입니다. 여론 수렴의 기구는 언론이죠. 지역 언론은 지역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해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인저리타임은 앞으로 이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인저리타임이 다른 인터넷신문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반 인터넷신문의 뉴스가 정치·경제·사회에 집중한다면 인저리타임은 <삶과 생각> 즉 생활과 문화 영역을 주로 다룹니다. 뉴스의 형식도 여느 인터넷신문은 시의성이 중시되는 사건·사고 같은 발생 기사를 중시한다면 인저리타임은 시간이 지나도 읽을 가치를 갖는 연성 기사를 많이 연재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 발생 기사는 전국의 신문과 방송, 통신사가 대부분 다루기 때문에 차별성을 갖기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기사 ‘네이버에 뜨지 않는 기사’를 발굴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물리학과 출신으로 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계시죠. 대표님 칼럼에서 과학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과학은 사실 인문학에 비해 관심이나 지원이 뒤떨어지잖아요.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랜 문치주의 전통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경전을 많이 읽고 시문을 잘 짓는 사람이 과거에 급제해 백성을 다스리는 관리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회의 골격은 아직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요. 대입수능에 과학, 특히 물리를 선택한 학생은 10%도 안 됩니다. 수능 과목이 아니면 공부를 거의 안 한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죠. 학창 시절에 과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에 나오면 더더구나 과학을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과학은 ‘교양’ 취급을 받지 못하니까요. 게다가 어렵기까지 하니 외면하게 됩니다. 관심에서 멀어지는 거죠. 집단 무관심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최근에는 전국 각지에서 ‘과학책 읽는 그룹’이 많이 생겨나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회원인 ‘과학책 읽는 보통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동호회는 회원이 1만 명이 넘습니다.
지원은 액수보다 방향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과학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정책을 다루면서 지원을 하긴 하는데 ‘돈 되는 과학’에만 투자하니까 기초과학이 발전하지 못해요.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또한, 대표님은 정치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학위를 하시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데요. 정치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정치커뮤니케이션은 정치행위와 관련된 일체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합니다. 이것은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국회, 정당)이 일반 시민과 유권자에게 행하는 커뮤니케이션과 일반 시민과 유권자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커뮤니케이션은 신뢰가 있어야 하고, 일반 국민과 유권자는 정보의 진위 여부, 즉 가짜뉴스를 가려낼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추는 게 요즘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탈진실) 시대에 정치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대표님의 국내외 정치, 과학, 경제, 지역까지 폭넓은 분야에 심도 깊은 관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과학 특히 물리학은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일종의 태생적 관심이고요, 정치·경제·지역 문제 등은 기자의 역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는 주변 사람들의 삶과 생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정치, 경제, 문화, 지역문제 등은 우리들의 삶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이거든요."
▶언론사 대표로, ‘2020 올해의 뉴스’를 3가지만 선정해 주신다면요?
"첫째, 코로나19 사태입니다. 둘째, ‘조국 사태’와 권력기관 개혁 3법, 이른바 공수처법, 경찰법, 국정원법의 국회 통과를 들고 싶습니다. 다음은 21대 총선 결과 한국 정치지형의 대격변입니다. 한국사회의 주류세력인 보수진영이 참패하고 진보세력의 거대여당이 탄생한 것입니다.
여기에 지역뉴스를 하나 꼽는다면,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발표를들고 싶습니다. 동남권의 경제 산업 비중, 국가경쟁력, 김해공항의 여객 증가세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제2관문공항으로서의 가덕신공항은 반드시 건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로 대변되는 1인 미디어, 시각매체의 발전 등 미디어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인저리타임의 앞으로 방향과 전략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입니다. 아날로그적 감성, 그러니까 세대별로 보면 50대 60대들의 감성을 담은 다양한 기사를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보도 및 방송할 계획입니다. 올 1월 유튜브 인터리타임TV를 개국할 예정입니다. 우선 과학 분야인 <우주관 오디세이> 채널을 개설할 계획입니다. 이어 시와 수필, 소설 등으로 확장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정년퇴직 전후 인생의 ‘인저리타임’을 갖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특화해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산 시민들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중소자영업자 등 시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조금만 더 견디시면 반드시 정상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함께 가지자고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저리타임은 단어의 원래 의미처럼 외롭고 상처 입은 사람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과 늘 함께 하겠습니다."
<정리 = 박미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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