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9일 시험발사한 ICBM 화성15호. 출처: 조선중앙방송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그러진 거울(외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위태롭지 않고,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싸울 때마다 반드시 위태롭다.”(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孫子』 ‘謀攻’)
‘나를 모르고 적을 알면(不知己而知彼)’ 어떻게 될까? 우문이다. 나를 모르면서 적을 알 수 있을 턱이 없다. 하여 손자에게 이 명제는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힘은 북한을 압도한다. 경제규모는 45배이다. 우리 국방비는 북한 전체 예산의 5배이다. 게다가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한 미국이 1950년부터 북한에 핵무기 사용계획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도대체 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을까? 우리의 압도적인 힘은 북한에는 절대적인 불안감이 된다. 결국 북한이 필사적으로 핵무기와 미사일에 매달리는 것은 압도적인 힘의 열세를 만회해보고자 하는 속셈이 아니겠는가.
북한은 1990년 중반부터 자기네 체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 시작했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자신감 상실과 체제 불안이 북핵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북한이 원하는 건 다른 그 무엇이 아니라 ‘체제 유지’ 그 자체에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적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빌미로 그 적을 악마화해서는 적을 이길 수 없다. 전쟁이든 전투이든 이기기 위해서는 적을 알아야 하는데, 이는 순진한 감정풀이에 불과해, 적을 모르는 꼴이 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미국우선주의)’이다. 전쟁이든 대화든 미국의 최대 이익이 무엇이냐에 관심할 뿐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수상은 평화헌법을 개정하기 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국내 정치에 이용할 뿐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 자신을 객관화하고 상대를 알기 위해 외신에 기댄다. 그러나 그 외신이라는 것도 결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 아니다. 심히 일그러진 거울인 경우가 더 많다. 그 외신 진원지의 이익에 복무하기 때문이다.
미군의 북한 선제공격을 부추기는 내용의 기사(오른쪽)와 그 기사가 실린 일본의 시사월간지 문예춘추.
일부의 특수 이익에 복무하는 주장이 객관성을 담보한 외신이라는 외피를 쓰고 우리 앞에 종종 나타난다. 그 좋은 예가 『문예춘추』의 <미군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일본이다>라는 기사이다. 독자 제현의 비판적 독해를 앙망하며, 상편에 이어 번역을 계속한다.
서울의 취약성
이케가미 : 만약 북조선이 반격해 오면, 로켓포 사거리 내의 서울은 북조선이 말하듯이 당연히 ‘불바다’가 되고, 심대한 피해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루트왁 : 그렇습니다. 이 ‘서울의 취약성’이야말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북조선 문제’라기보다 공격적인 북조선과 자국의 안전보장에 무책임한 한국이 반도에 병존한다는 ‘코리아 문제’인 것입니다.
‘서울의 취약성’ 탓으로 미군은 군사적 선택지를 대폭 잃고 있습니다. 미군 장성에게 이렇게 말하면,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 한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다’라고 밖에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말해보라 하면, 자국의 안전보장문제에 맞서지 않는 한국은, ‘동맹국’이 아닙니다. 무시해도 좋은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책임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1977년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표명했습니다(실제로는 철수하지 않음). 미군이 철수한 베크남이 공산화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당시, 조선반도에서도 공산세력의 남하가 걱정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자력의 국방력을 증강하기 위하여 미국에서 한국에 고문단을 파견하였습니다. 나도 고문단의 일원으로서 박정희 대통령과 안전보장담당자와 만났습니다. 우리들은 상세한 조사에 기초하여 한국 측에 72항목의 제안을 했습니다. 그 상세한 내용은 <한국의 방위(The Defense of Korea)>라는 보고서에 있습니다.
포인트는 세 가지. 우선 정부기능을 서울에서 남쪽으로 이전할 것. 다음으로 서울에 머무르는 기업에는 추가과세를 하고 광주 등의 남쪽으로 이전을 재촉할 것. 그리고 모든 빌딩에 방공호를 설치할 것. 요컨대 정치와 경제의 중추를 38도선에 멀리 떨어지게 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촉구한 것입니다.
이것은 40년 전의 제안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2010년 연평도 포격처럼 북에 실제로 공격을 받아도 거의 반격을 하지 않습니다.
반격은커녕 그들은 북에 위협받을 때마다 돈을 계속 주었습니다. 금년 9월에도 각국이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중인데 문 정권은 북에 인도적 원조를 표명했습니다. 9월 상순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동방경제 포럼에서 한국의 문 대통령과 면담한 러시아인은 나에게 이렇게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으로부터 <하산>(북조선에 인접한 러시아 도시)에 러-한-조 삼국이 공업지대를 조성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한국 담당자는 공업단지의 운전자금으로 북조선에 자금을 흘려보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자신이 돈 세탁을 하여서까지 북에 돈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북이 핵을 가지면 반드시 일본을 협박하여, 한국에 한 것처럼 일본에서도 돈을 탈취하려고 할 것입니다.
일본은 미국도 중국도 믿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 너무나 무책임합니다. 그러므로 일본은 스스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공격할 능력을 일본이 스스로 갖추라.”
이케가미 :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루트왁 : 북조선의 핵・미사일 시설을 공격할 능력을 일본이 스스로 갖추는 것입니다.
이케가미 : 그러나 일본은 ‘전수방위’로서 ‘적지공격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루트왁 : 핵미사일이라는 북의 위협을 제거할 선제공격은 ‘공격’이 아니고 ‘방위’입니다. 일본은 ‘방위로서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공격할 것인가, 김정은에 복종하며 살 것인가’ 라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을 모방하지 않으면, 핵폭탄을 떨어뜨릴 테다’고 협박 받는다면 일본은 독립을 잃게 됩니다. 1945년 이후 잘 기능하여 온 ‘전후 일본 시스템’도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는 유효하지 않은 것입니다. 일본은 지금 전후 최대 터닝포인트(turning point. 전환점)를 맞고 있습니다.
핵무장보다 적지공격능력
루트왁 : 현시점에서는, 북조선은 아직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마 1년이나 1년 반 후에는 실전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지금이 최후의 찬스입니다.
북핵은 결단코 용인할 수 없습니다. 북핵을 용인하고 일본도 핵무장을 한다는 의론이 있습니다만, 무의미합니다. 핵억지력이 통할 상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억지抑止는 분별 있는 상대에게나 효과가 있습니다. 억지는, 말하자면 결혼과 같습니다(웃음). 냉전기의 미・소도 매일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중국과도 똑같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도 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이 삼국은 핵의 존재에 관해 결코 입에 담지 않습니다. ‘자네가 나에게 핵으로 공격하여 온다면 나는 핵으로 방위할 것이다’고 억지의 메시지를 암묵리에 발하고 있는 것이고, 핵으로 협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북조선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이 핵무장을 하여도 억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북의 핵・미사일 시설 파괴에 핵병기는 필요 없습니다. 전투기를 ‘대지공격기’로 바꾸어 ‘적지공격능력’을 갖추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케가미 : 일본의 기본방침은, 외국이 공격하여 올 때 거기에 대항한다는 ‘전수방위’입니다. 일본의 전투기는, 비행기로 공격하여 오면 비행기로 대항한다는 ‘대공공격능력對空攻擊能力’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적지까지 날아가서 지상을 공격하는 ‘적지공격능력’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군요.
루트왁 : 그렇습니다. 그것을 정부의 절차로 진행해 가는 것입니다. 이런 시그널을 보내는 것만으로, 중국 측은 반응을 일으켜 ‘일본에 맡겨두고 싶지 않다’고 하게 됩니다. 미국은 ‘일본은 진심이다. 그렇다면 동맹국인 우리가 해야 한다’고 하며 움직이게 됩니다. 한국 같이 무책임한 태도로서는 안 됩니다.
북조선의 군사력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그들의 군사력은 타국보다 수배 효율이 높습니다. 경제규모는 나고야 시에도 미치지 못하고, 말하자면 가마고리 시(인구 8만여 명) 규모. 그렇지만 백만 병력도, 잠수함발사형 미사일도, 탄도미사일도, 핵병기도 있습니다. 아마 펜타곤의 연간 문방구 값 정도의 자금으로 이만큼의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유일하게 갖지 못한 것이 최신형 레이더입니다. 대공미사일도, 근대적인 공군도 없습니다. 방공시스템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북조선의 상공에는 아무것도 없어 ‘창이 열려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창’도 시간과 함께 서서히 닫히고 있는 중입니다.
현 상태라면, 일본의 항공부대가 북조선에 날아가서 모든 목표물을 서너 번 공격할 수 있겠지요. 폭격 후 대미지(damage. 피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지공격능력’ 준비의 목적은 실제로 자위대가 공격하러 가는 것보다 외교적인 것이므로 정부의 절차로서 조용히 진행해 가면 좋습니다.
다만 진심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통상 하는 방식대로 군수기업에 의뢰하면, 주력전투기 F15를 대지공격기로 바꾸는 데 3주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값도 싸게 치입니다. 최고 수준일 필요도 없습니다. 현행 장비에 조금 변경을 가하면 됩니다.
이케가미 : 그러나 방공시스템의 취약성을 자각한 북조선은 핵・미사일 시설을 지하 깊은 곳에 만들었습니다. 미국은 지중관통형폭탄 벙커-버스터(bunker-buster)도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미군이라고 해도 시설 파괴는 곤란하지 않습니까?
루트왁 : 1990년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 침공 때, 나는 펜타곤에서 목표선정 작업을 담당했습니다. 정보에 의하면 이라크 지하 벙커는 꽤 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술핵 사용도 검토했습니다만, 전쟁 개시까지 6개월이 남아 있어, 거듭 정보를 수집하고, 실제로 공사를 한 유고슬로비아 회사에 인터뷰를 해보니, ‘이라크는 너무 돈을 주지 않아서 시멘트도 그렇게 넣지 않았다. 실제로는 모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초는 2000포인트 폭탄 탄두를 강철로 씌우려 한 것을 경화탄두硬化彈頭가 아닌 통상의 500포인트 폭탄으로 변경했습니다. 실제 그것으로도 폭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북조선의 지하시설도 그다지 강고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초고도에서 강철로 입힌 폭탄을 떨어뜨리면 전부 파괴할 수 있습니다. 산 가운데 터널 내 시설도 폭탄이 옆으로 탄착하면 전부 태워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조선의 목표물은 통상의 폭탄으로도 파괴할 수 있겠지요.
‘진심이다’라는 시그널을 보내면 좋다
이케가미 : 그러나 ‘적지공격능력의 획득’을 일본의 여론과 미디어가 간단히 허용할 것 같지 않습니다. 정치가가 이런 의론을 하는 것 자체, 꽤 장애물이 높습니다.
루트왁 : 그런 불가능한 결단을 일본 정치가에게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한 나라의 국력은 인구, 경제규모, 기술수준 등에 좌우됩니다만 국가의 통합도 국력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전략가로서 나는 국론을 양분할 것 같은 조언을 정치가에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공적으로 의론하면 반드시 국론이 양분되어 일본의 분열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워싱턴도 북경도 ‘일본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일본은 국익을 잃을 뿐입니다.
그 대신에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해 가는 것입니다. 부품의 구입만으로 하나의 시그널이 됩니다. 국론을 양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도록 하여 ‘진심이다’라고 워싱턴과 북경의 전문가만이 알 수 있는 형태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게다가 작은 부품이라도 좋습니다. 일본에는 2인승 F15DJ가 45대 있습니다. 뒷좌석에는 모니터 등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만큼 기재機材를 실을 여유가 있습니다.
이케가미 : F15DJ에는 나도 타 본 적이 있습니다.
루트왁 : 그것을 개조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1985년, 키프로스에서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에 의한 이스라엘인에 대한 테러가 일어나서 그에 대한 보복으로 튀니지 PLO 본부를 폭격할 때(나무다리 작전), 이스라엘 공군은 단기간에 대공용 F15A를 대지용으로 개조하여 작전을 성공시켰습니다. 대공공격기를 대지공격기로 바꾸는 것은 간단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그 4년 전 1981년, 이라크 핵개발 저지를 위해 원자로도 파괴하였습니다.
(곧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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