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CBS 과학 토픽】태양이 대도시 정전을 일으킨다고? - 태양 극대기(Solar Maximum)가 온다

조송현 대표기자 승인 2024.02.12 14:25 | 최종 수정 2024.02.12 14:46 의견 0

Q1. 과학토픽, 이 시간엔 알아두면 교양이 되는 과학토픽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시간엔 ‘시간여행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내용의 새로운 연구결과를 소개해주셨는데, 오늘은 태양에 관한 얘기를 준비하셨다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 올해 2024년은 ‘태양 극대기(Solar maximum, Solar max)’에 속합니다. 태양 극대기는 태양의 11년 주기 중 태양 활동이 가장 왕성한 기간을 의미합니다. 이 기간 태양 표면에 있는 흑점의 수가 많아지고 태양의 복사량이도 약간 늘어납니다.

태양 극대기는 올해 중후반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문제는 이게 지구의 인간활동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력망과 전자기기, GPS를 파괴하거나 심지어 항공기와 인공위성을 추락시키기도 할 정도이니까요.

Q2. 비행기와 인공위성을 추락시킬 정도라니 갑자기 무서워지는데요, 태양 극대기를 과학적으로 차분히 풀어봐야겠는데, 그러려면 먼저 태양부터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게 좋을 것 같네요. ‘태양은 지구 생명체의 근원’입니다. 우리의 주식인 벼를 비롯해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자라고 열매를 맺는데, 광합성의 요소는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빛입니다. 태양 빛이 없으면 식물은 자랄 수 없죠. 동물은 그 식물을 먹고 살아가고요. 태양이 지구의 생명체를 유지시키는 힘, 에너지는 뭘까요? 바로 빛입니다.

Q3. 듣고 보니 태양은 우리 지구의 생명체를 유지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이네요. 근데, 태양 극대기에는 왜 위험한 거죠?

--> 태양에서 지구에 보내는 것은 빛(전자기파) 외에도 태양풍도 있는데, 태양풍은 그냥 바람이 아니라 전하를 띤 전자와 양성자의 입자 덩어리, 플라즈마가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플라즈마 바람입니다. 이게 힘이 좀 센 것들을 태양폭풍, 달리 말하면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 즉 고에너지 방사선으로 이게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태양폭풍이 바로 태양 극대기에 불어닥친다는 겁니다.

Q4. 태양 극대기에 태양폭풍이 불어닥친다, 그렇다면 태양 극대기는 왜 생기며 왜 태양폭풍을 일으키나요?

--> 먼저 태의 구조와 제원을 살펴볼까요. 태양은 거대한 수소와 헬륨 가스 덩어리입니다. 지름은 지구의 109배, 질량은 33만 배가량이죠. 구조를 보면,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중심의 핵, 가운데 복사층, 그리고 바깥의 대류층으로 나뉩니다. 우리가 보는 태양 표면은 광구라고 하고 그 위는 대기층인 채층이라고 합니다. 온도를 보면 핵은 1400만도, 표면은 6000도(흑점은 4000도) 정도이며 상층대기의 코로나는 200만~500만도 정도입니다.

1. 중심핵, 2. 복사권, 3. 대류권, 4. 광구, 5. 채층, 6. 코로나, 7. 흑점, 8. 쌀알조직, 9. 홍염(플레어)

자, 이제 태양 극대기가 왜 생기는지 살펴볼 차례인데, 태양 극대기는 태양 흑점 주기와 일치합니다. 태양 극대기에는 태양 흑점이 많아지고 거기서 폭발이 많이 일어나 태양폭풍을 일으킵니다. 그러니까 태양 흑점이 왜 생기는지를 알아보면 되겠죠.

태양 흑점은 태양의 광구 중에 약간 검게 보이는 영역으로, 주변보다 온도는 낮지만 자기 활동 강한 지역입니다. 흑점은 강한 자기장이 뭉쳐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게 왜 생기나? 거대한 가스덩어리인 태양이 자전을 하는데, 지구처럼 고체가 아니라서 위도에 따라 자전속도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자기장이 꼬이고 뭉쳐져 흑점이 생겨난다고 봅니다. 근데 이 흑점들이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폭발을 일으킨다는 겁니다. 이 폭발이 바로 태양폭풍의 원인입니다. 알기 쉽게 태양폭풍이라고 했지만, 이 태양폭풍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그 하나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태양 플레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대기상층부의 코로나에서 발생하는 코로나질량방출(Coronal mass ejection, CME)이 있습니다. 이 둘은 발생 장소는 다르지만 태양 흑점폭발과 관련이 깊습니다.

Q5. 태양의 자전의 영향으로 자기장이 뭉쳐져 태양 흑점이 생기고 이 흑점의 폭발로 태양폭풍이 불어닥친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네요. 자, 문제는, 이렇게 태양폭풍이 불어닥치면 지구는 어떻게 되죠.

--> 폭풍이 얼마나 강하냐가 문제가 됩니다. 사실 평소에도 태양은 빛(전자기파)뿐 아니라 태양풍(전자 양성자 가스 덩어리 – 플라즈마)을 보냅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지구는 태양풍을 지켜주는 막이 있는데, 이게 바로 지구자기장입니다. 지구자기장은 태양풍을 어루만져 극지방으로 안내해 약화시킵니다. 그 과정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오로라입니다.

Q6. 지구자기장이 정말 고마운 존재이군요. 그렇다면 지구자기장이 막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태양폭풍이 몰아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태양폭풍이 자기장을 뚫고 지상에 도달하는 현상을 지자기 폭풍(Geomagnetic Storm)이라고 부릅니다. 태양폭풍이 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력 및 전기시설에 영향을 끼치죠.

태양의 플레어

Q7. 지자기폭풍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시죠?

--> 1989년 캐나다 퀘벡시 전체에 정전사태가 벌어진 일이 있습니다. 지자기 폭풍이 전력망을 강타한 거죠. 지자기폭풍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1859년 발생한 캐링턴 사건인데, 강력한 코로나질량방출 CME로 인한 지자기 폭풍이 발생해 유럽과 북미 전역의 전신시스템 마비,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당시는 전기전자시설이 미비했을 때라 그렇지 만약 그 사건이 2013년에 일어났다면 피해액은 2조6000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영국 런던로이즈와 미국 대기환경연구소가 추산했어요. 2024년이라면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더 크겠죠. 또 불과 2년 전인 2022년 2월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 위성 49기 중 40기가 지자기 폭풍으로 인해 정해진 궤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추락했습니다.

Q8. 위성 40기 추락이라, 피해액이 엄청나겠군요. 올해 중 태양 극대기로 지자기 폭풍이 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싹한데요,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요?

--> 전 지구전 대비와 개인적 대비행동으로 나눠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지구적 전략을 보면 현재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20여개 국이 태양폭풍 감시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감시결과에 따라 유사시 ‘우주날씨 예보’를 발령하고 항공기 운항 등의 제한을 결정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계에서는 태양폭풍에 관한 연구 차원에서 지난 2019년 파커태양탐사선을 보내 태양표면과 코로나 활동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대비행동으로는 먼저 지자기 폭풍으로 인한 전기 전자시설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고요, 평소 관련 정보에 관심을 갖고 유사시 안전지침을 따르면 되겠죠. 물론 평소 비상용 전기 및 통신 장비를 준비하면 좋겠죠.

그러나 개인적으로 일반인들은 태양폭풍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영화 노잉에서 태양 폭풍으로 지구가 멸망하기도 하지만, 역사상 태양폭풍 때문에 종이 멸종한 사례는 없으니까요. 제가 알기로 태양으로 인한 지구 종말은 50억년 쯤 후,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올랐을 때입니다. 태양이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가끔 태양 폭풍을 보내 지자기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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