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새해를 맞아 새단장하면서 코너 이름을 바꿔봤습니다. '조송현의 과학토픽!' 마음에 드세요? 자, 우리가 꼭 챙겨야 할 과학이슈, 트렌드를 함께 챙겨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새해 첫 시간, 첫 과학 토픽은 어떤 건가요?
-->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2024년 주목할 만한 과학 이벤트’를 가져왔습니다. 네이처가 지난해 12월 18일 게재했는데요, 영어 제목은 The science events to watch for in 2024입니다.
Q2. 공신력이 있는 학술지가 선정했다니 더욱 관심이 가는데요, 우선 몇 개를 선정했는지, 어떤 것들인지 궁금한데요.
--> 네이처는 모두 9건을 선정했습니다. 진화하는 인공지능(AI advances), 달 탐사(Moon missions), 암흑물질 규명(Illuminating dark matter), 인간의 의식 논쟁 2라운드(The consciousness debate: round two), 초고속 컴퓨터(Super-fast supercomputers), 지상망원경의 별 관측(Aiming for the stars), 기후위기 대처(Saving the planet), 무기화된 모기(Weaponized mosquitoes) 팬데믹 이후 대응(Beyond the pandemic) 등입니다.
Q3. 인공지능과 초고속 컴퓨터 등 첨단기술에서 우주탐험, 그리고 우리 인간 의식 논쟁과 기후위기 대처, 팬데믹 이후 대응까지 다양하네요. 특히 모기의 무기화 건은 무척 흥미롭네요. 자, 이제 하나씩 좀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 먼제 ‘인공지능의 진화’(AI advances)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순서는 중요도와 관계가 없습니다. 2023년 세계를 놀라게 한 ChatGPT와 GPT4에 이어 2024년엔 차세대 AI 모델인 GPT-5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PT-5는 GPT4보다 125배 뛰어난데, GPT-5 기반의 인공일반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은 사람과 같이 거의 모든 분야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4. 다음은 달 탐사인가요, 올해는 아폴로 프로젝트의 마지막 임무인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2년 만에 인류가 달 궤도를 비행하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 달 탐사가 올해 주요 과학 이벤트에 포함된 것은 그런 의미도 담겼다고 봅니다. 달 탐사 미션인 아르테미스 미션을 진행 중인 미국 NASA는 올해 아르테미스 미션2를 실행합니다. 11월 아르테미스 2호(발사체 SLS와 우주선 오리온호의 합체가 아르테미스)를 발사, 달 궤도에 진입해 달의 표면을 관찰하고 돌아올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우주비행사 4명 중 여성과 흑인이 포함됩니다. 이어 2025년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 4인의 우주인이 달의 남극에 착륙하여 1주일 동안 머물며 연구 및 탐사를 수행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일정입니다.
중국은 달 뒷면 표본을 사상 최초로 채취해 귀환하겠다는 목표로 창어6호를 올해 발사할 계획입니다. 지구의 달 외에 목성의 달 유로파, 화성의 달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도 미국 나사와 일본 JAXA가 각각 탐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Q5. 이번엔 달을 넘어 우주의 깊은 곳을 탐험하는 과학 이벤트이죠? 암흑물질 규명과 지상망원경의 별 관측을 함께 설명해주세요.
--> 암흑물질은 보이지는 않지만 중력법칙 상 존재가 확실시되는 어떤 물질입니다. 우주 물질의 85%를 차지하죠. 그런데 그 후보로 지목된 액시온(axion) 탐지 실험 결과가 올해 발표될 예정입니다. 독일 연구진은 BabyIAXO라 불리는 실험을 통해 하루 12시간 동안 태양의 중심을 추적하며 액시온이 광자로 변환되는 현상을 포착해왔다고 합니다.
올해는 거대한 지상의 망원경이 일제히 하늘을 향합니다. 앞의 암흑물질의 존재를 처음 예견한 여성 천문학자가 베라 루빈인데, 그의 이름을 딴 베라 루빈 천문대(칠레 북부 안데스 산맥 봉우리)가 본격 우주 관측을 시작, 향후 10년간 남반구 전체 하늘을 관찰할 계획입니다. 또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사이먼스 천문대도 올해 가동을 시작하는데, 이 천문대는 빅뱅의 잔상인 중력파의 흔적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Q6. 올해 주요 과학 이벤트로 우주탐사 분야가 많네요. 그래서 무기화된 모기, 인간의식 규명은 더욱 눈에 띄는데요, 소개해주시죠.
--> 세계모기프로그램(World Mosquito Program)은 뎅기열 환자를 줄이기 위해 2024년부터 10년간 브라질에 질병 퇴치 모기 50억 마리를 매년 퍼뜨릴 계획입니다. 질병 퇴치 모기는 주로 곤충의 생식기관에 기생하여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기생하지 못하게 하는 볼바키아 (Wolbachia) 박테리아를 감염시킨 모기라고 합니다. 이 전략이 뎅기나 지카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최대 7,000만 명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WMP는 기대한다네요.
인간 의식 논쟁은 의식이 어디서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논쟁입니다. 과학, 철학, 신경과학계가 어우러진 아주 오래된 논쟁이죠. 두 가지 가설이 있는데, ‘전역 작업 공간 이론’(Global Network Workspace Theory, GNWT)과 ‘정보 통합 이론’(Integrated Information Theory, IIT)입니다. 전자는 기억이나 행동과 같은 정보가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뇌의 영역으로 보내지면 의식이 발생한다는 가설입니다. 뇌의 앞쪽에 있는 전두엽 피질에서 감각, 기억, 생각이 결합되어 뇌 전체로 퍼진다고 봅니다. 후자는 뇌의 뒤쪽에 위치한 후측 피질에서 의식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입니다. 인간의 경험들로 만들어진 정보가 통합되는 곳에서 의식이 발생한다는 거죠.
첫 번째 라운드에서는 ‘정보 통합 이론’이 더 설득력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구체적 입증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두 가지 가설을 검증해보는 대규모 프로젝트 결과를 2024년 말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올해에는 초당 연산속도가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빠른 헥사급(초당 10의 18승) 슈퍼컴퓨터 주피터가 가동될 예정입니다. 또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거나, 인위적 탄소 배출로 기후변화를 유발한 국가에 국제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론이 올해 나올 예정입니다.
Q. 클로징
지금까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선정한 2024년 주목할 만한 과학이벤트를 살펴보았습니다. 우주탐험에서 진화하는 인공지능, 무기화된 모기까지 다양한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군요. 청취자 여러분도 이들 과학 이벤트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과학의 첨단 트렌드를 따라가보시면 과학교양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인저리타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