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시학 3호 표지(부분)
장소시
동래성
김 대 봉
헐벗선 쓸쓸한 산 우
홀로 외로히 선 옛 성
흩어진 물 거친 흙
간 지 삼백 년 뒷잠을 잔다
한때는 이름 높던 옛 터
남쪽의 바람이
불어올 때에
×× 펴처 흘렀었거니
아! 때의 변천이여 이제지끔
무한한 공허 영원한 침묵에
돌에서 돌까지 가노니
앞 슬픔에 뒤 슬픔을 짜낸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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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 조선일보사, 1928. 1. 28.(한정호 엮음, 『포백 김대봉 전집』, 세종문화사, 2005, 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