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61) 금낭화 說話3 - 박옥위

손증호 승인 2024.04.24 07:00 | 최종 수정 2024.04.24 10:53 의견 0

금낭화 說話3

박옥위

오묘하여라 금낭화여 뉘 빚은 귀고린가
善花공주님 비밀히 薯童님을 만나던 날
양 귀 볼 발그레 물든 사랑의 말 들리겠네

달 밝은 서라벌에 들려오는 사랑 노래
善花공주님 병신이라네, 염통이 반쪽
염통이 반쪽, 善花공주님 병신이라네
善花공주님 염통 반쪽은 서동님의 것이라지
善花공주님 염통 반쪽은 서동님의 것이라지
놀라 뛴 고운 가슴속 설레임도 들리겠네

유배 길을 나서시며 슬퍼하신 공주님이
섬돌 밑에 떨어뜨린 어여쁜 그 귀고리
봄마다 사랑의 말 전하며 금낭화로 피어난다.

선화공주님의 어여쁜 귀고리인 금낭화. 신화나 설화가 귀한 이 시대에 선화공주님은 박옥위 시인의 <금낭화 설화>로 아름답게 부활했습니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금낭화를 보시거든, 선화공주님의 그 애절한 사랑 노래라 생각하시고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오묘한 빛의 조화로움 속에서 어여쁜 신라 공주님이 사뿐사뿐 걸어 나오실 겁니다. 지금쯤 통도사 서운암에 가면 어여쁜 금낭화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금낭화가 다 지기 전에 꽃구경 다녀오시는 것도 행복한 봄맞이가 되겠지요.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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