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62) 비슬산 참꽃 - 정현숙

손증호 승인 2024.05.01 07:00 의견 1
비슬산 참꽃군락 [사진=박홍재]

비슬산 참꽃

정현숙

내 뭐라 카더노 집에 있어라 안 카더나

니 바지 붙은 불도 감당하기 힘들 낀데

속에 확 붙은 불길은 인자 우째 끌 끼고

국내 최대 규모의 진달래 군락지 비슬산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진달래는 배고팠던 그 옛날, 주린 배를 채워주고 약으로도 쓰이는 고마운 꽃이라는 의미로 ‘참꽃’으로도 불리는데 만개한 비슬산 참꽃의 황홀경에 넋을 잃게 된 한순간을 사투리 입말로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어서 읽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화자는 ‘내 뭐라 카더노 집에 있어라 안 카더나’ ‘니 바지 붙은 불도 감당하기 힘들 낀데’ ‘속에 확 붙은 불길은 인자 우째 끌 끼고’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너’를 걱정하는군요. 힐난조의 격한 경상도 사투리에서 참꽃처럼 붉게 타오르는 ‘너’에 대한 감출 수 없는 애정도 읽을 수 있습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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