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증호 시인의 「시조, 사랑을 노래하다」(65) 어머니의 꽃길 - 장정애

손증호 승인 2024.05.22 11:19 의견 0

어머니의 꽃길

장정애

엄마는 여든 넘어 꽃길로 드시더니
생각 차츰 접어두고 마음으로 보시다가
이제는 그 마음도 접고 맑은 눈만 남으셨다.

예닐곱 살 아이 되어 동무 소식 물으시고,
엄마 아부지 보고 싶다 눈물도 보이시고,
그래도 꽃길 오가며 해맑게도 웃으신다.

가끔 엄마 따라 이 꽃길로 들어서면
세상 버거운 짐도 솜 같은 구름 되고
든든한 엄마 울안에서 나도 그저 꽃이 된다.

장정애 시인은 꽃길(치매)로 드신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그 체험담을 모아 쓴, ‘어머니의 꽃길’이란 수필집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을 받았습니다. 수필집 제목과 같은 이 작품은 수필집에 실린 서시로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엄마 아부지 보고 싶다 눈물’ 보이시다 ‘그래도 꽃길 오가며 해맑게도 웃으’시는 어머니. 딸은 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되어 ‘맑은 눈만 남’은 어머니를 아기처럼 돌봐드렸습니다.

손증호 시인

◇ 손증호 시인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부산시조 작품상, 성파시조문학상, 전영택 문학상, 나래시조문학상 등
▷시조집 《침 발라 쓰는 시》 《불쑥》, 현대시조 100인 선집 《달빛의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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