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 주제가 ‘세계 최초 도심지역 양자 인터넷 시연 성공’인데, 이 연구팀에 한국 박홍근 교수가 포함됐네요? 우선 박 교수가 누구인지부터 알려주시죠?
--> 박홍근 교수의 이력이 화려합니다.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서울대 전체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 박사,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원 후 1999년 32세의 나이에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 2003년 부교수, 2004 종신교수 임용(한국인 최초). 나노기술 분야 국제적 인정. 단분자 트랜지스터 개발과 나노구조체 합성 및 특성평가 분야 큰 업적. 미래 나노소자의 실현을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Q2.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의 과학자가 참여한 연구라니 더욱 관심이 가는데요, ‘세계 최초 도심지역 양자 인터넷 시연’이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 지난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통신 네트워크에서 나노광자 양자 메모리 노드의 얽힘’이란 제목으로 게재된 연구이고요, 하버드대학 물리학과의 미하일 루킨 교수와 하버드 퀀텀 이니셔티브 멤버이자 아마존 웹서비스 연구원인 박홍근, 마르코 롱카 교수 등이 주도해 미국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간 약 35km 길이의 광섬유 네트워크에 초보적인 양자통신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Q3. 광섬유를 통한 양자통신이라, 실험의 내용과 의미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 통신과 양자통신의 차이를 설명해주세요.
--> 일반 통신에서는 정보를 0과 1의 비트로 인코딩하여 전자나 전자기파에 실어 전송하죠. 그러나 양자 통신에서는 큐비트를 실제로 전송하는 게 아니라, 양자 상태의 얽힘 현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아들과 부산의 내가 전화통화를 한다면, 고전적인 통신은 아들의 목소리 정보가 0, 1이라는 비트로 변환되어 전자기파에 실려 내 전화기까지 오고, 전화기가 그 정보를 목소리로 변환해 내게 들려주는 방식입니다. 근데 양자통신이라면, 아들의 목소리 정보를 큐비트로 인코딩해 내 전화기의 다른 큐비트와 얽힘을 통해 간접 전달되는 겁니다. 전화기가 그 정보를 목소리로 변환해주는 거고요. 여기서 인코딩이라는 말은 아날로그 신호(목소리)를 디지털(0, 1)로 변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Q4. 양자통신은 정보를 큐비트 단위로 처리하는데 얽힘 현상을 이용해 간접 전송한다, 좀 어렵긴 한데, 일반 통신은 정보를 빛에 실어 직접 전송하는데, 양자통신은 실제로 뭔가를 실어 보내는 게 아니다. 간접 전송이다, 이게 결정적인 차이군요. 근데 큐비트는 뭡니까?
--> 큐비트(Qubit)는 퀀텀비트의 약자로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입니다. 보통 비트는 0 아니면 1의 상태를 가지지만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양자 중첩)으며, 양자 얽힘을 통해 다른 큐비트와 상호작용합니다. 큐비트는 양자 상태를 저장하고 다른 양자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Q5. 다시, 이번 연구로 돌아가서 이번에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도심지역 양자 인터넷 시연’을 설명해주세요.
--> 연구팀은 하버드대학의 양자메모리노드1(일종의 양자 단말기)와 광섬유 케이블을 타고 케임브리지-서머빌-워터타운-보스턴을 거쳐 다시 케임브리지 하버드대학까지 이어진 양자메모리노드2 간의 양자얽힘을 확인한 것입니다. 전체 네트워크 길이는 35km로 가장 긴 광섬유 네트워크로 기록됐습니다. 두 노드의 하버드통학대학공학연구소의 한 층 떨어진 곳에 위치했고요. 양자 인터넷의 실질적인 제작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노드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1개의 기기를 의미해요. 여기서 양자메모리 노드는 다이아몬드 조각으로 만들어진 매우 작은 양자컴퓨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광섬유로 이어진 두 개의 컴퓨터 간에 양자통신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게 하버드대학의 다년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연구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양자 네트워크는 임의의 양자 정보를 복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표준 광섬유 신호 중계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즉, 정보가 안전하지만 장거리 전송이 매우 어렵습니다.
Q6. 양자얽힘은 먼 공간 사이에서도 일어난다고 들었는데, 이번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양자인터넷 시연에서 광섬유 케이블을 사용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 하버드대학 연구팀의 실험은 도심지역에서의 양자통신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존의 광통신망을 활용하여 양자 인터넷을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목표를 둔 것입니다. 양자통신에서도 광섬유 케이블은 신호손실 최소화, 데이터전송 속도와 대역폭, 보안성 등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Q7. 양자통신을 ‘꿈의 통신’이라고 하던데, 그 장점들을 들어볼까요?
--> 첫째 보안성을 듭니다. 메시지가 양자 상태로 인코딩되어 전송되기 때문에 도청이나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죠. 암호가 해킹된다면 정말 큰일이겠죠. 근데 양자통신에서는 이게 원천 차단되니까 ‘꿈의 통신’이죠. 전송속도도 장점인데, 빛 속도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거리 통신도 가능하고, 향후 양자 통신은 양자 컴퓨팅과 연계하여 사용될 수 있습니다.
Q8. 이번 실험이 실용화되려면 어떤 과제가 더 남았을까요?
-->광자 하나가 다른 광자와 얽히면 또 제3의 광자에게 얽힘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게 광자 매개 얽힘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번 실험은 하나의 양자컴퓨터가 다른 양자컴퓨터와의 얽힘을 확인했으니 제3의 양자컴퓨터에 얽힘을 전달할 수 있음도 확인한 겁니다. 연구팀의 루킨 교수는 “매우 바쁜 도시 지역의 실제 환경에서 양자 네트워크 노드가 얽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양자 컴퓨터 간의 실용적인 네트워킹을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했습니다.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이번 시연 성공을 바탕으로 노드를 추가하고 더 많은 네트워킹 프로토콜을 실험하여 양자 인터넷 성능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추진 중입니다.
Q9. 박 교수가 아마존웹서비스 연구원이라고 했는데, 하버드대학과 아마존이 공동연구하는 건가요?
--> 맞습니다. 하버드대학과 아마존의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은 지난 2022년 양자컴퓨터 간 통신 채널(양자 인터넷)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제휴를 했습니다. 아마존은 아마존은 양자 메모리와 통합 광자학, 양자 재료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 중인 하버드대 연구 프로젝트 하버드 양자 이니셔티브(HQI)와, 하버드 나노 스케일 시스템 센터(Center for Nanoscale Systems)의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Q10. 다른 양자통신 연구 사례도 소개해주시죠.
--> 중국이 2018년 양자통신 실험위성 무쯔를 이용해 베이징~오스트리아 빈대학까지 7600km 대륙간 양자통신에 성공했죠. 하버드대학의 도심지역 양자인터넷이라면 중국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장거리 양자통신인데, 중국이 이 분야 세계 최고입니다. 연구팀 리더 판젠우이 교수는 202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한 사람인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안톤 차일링 교수의 수제자라고 합니다.
Q11. 우리나라의 양자통신 연구 상황은 어떤가요?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양자정보연구단은 2012년 출연연 최초로 양자 전문 연구조직을 세우고 현재 양자통신, 양자컴퓨팅, 양자 시뮬레이션, 양자 센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8년 KT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일대다 (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 구축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또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 2020~2022년)을 통해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20년에 상온에서 작동하는 양자 인터넷 핵심기술인 ‘양자 게이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국제학술저널 ‘라이트 웨이브 테크놀로지’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양자 게이트는 큐비트의 상태를 조작하고 변화시켜 연산을 수행하는 양자컴퓨팅의 핵심 기술적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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