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숙 시인의 '詩의 아고라'(147) 주전자를 기다리는 시간, 안자연 외 7인

손현숙 승인 2024.11.16 12:08 의견 0

주전자를 기다리는 시간

안자연 외 7인

영원을 실은 기차 떠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나는 자기 전에 차를 마시는 버릇이 있습니다

밤의 호수 물안개 고요한 동전이 갇혀버린 숲 슬픔 뒤에 오는 게 가장 슬프다는 말
빳빳한 커튼을 걷어야지

커다란 이름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것을
던지고 돌려받는 소리

정전이 잦은 금요일 오후의 우리는
어둠 속에 더듬어 사느라
저마다 야광 팔찌를 찹니다
별을 보는 법 느리고 올바른 신발코
쉽게 증발하지 못하는 묵직한 숨 같은 걸
엮어 만든 것이지요
마지막 기차를 보낸
12시 49분,

이맘때쯤 물주전자가 끓네요
바글바글바글
갈게잘있어또올게건강해난갈곳이있어어서자안-녀엉

무수한 외로움을 헤치고
다시 만납시다
커튼 없는 방으로 해가 스밀 무렵에

한국장학재단 문학 멘토링 참가 학생들과 멘토 손현숙 시인이 시집 《경계의 여정》 출간을 자축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문학 멘토링 참가 학생들
한국장학재단 문학 멘토링 참가 학생들과 멘토 손현숙 시인 프로필

한국장학재단 / 시집 《경계의 여정》을 읽었다. 2024. 교보문고.

꼬박 일 년이 걸렸다. 한국장학재단 문학 멘토링 시간에 모여서 『데미안』도 읽고. 《멀어도 걷는 사람》도 읽고 『야간비행』도 읽었다. 그냥 대고 쓰고, 읽고 또 썼다. 그것이 대단한 명문이기를 바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러해서 그렇게 모여서 서로를 격려했다. 그리고 오늘, 소박한 시집, 《경계의 여정》 출판기념을 했다. 우리는 모두 예쁜 옷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빗었다. 멀리서 시인들이 꽃을 들고 찾아와서 어린 학생들을 격려했다. 오늘의 사건이 저들에게는 눈사태를 불러오는 외침이기를.

이를 기념하여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한다. <박주영. 박수현. 박수빈. 안자연. 한지민. 이지인. 윤선영. 장윤지> 찬란한 별처럼 오래도록 빛나기를.

손현숙 시인

◇손현숙 시인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멀어도 걷는 사람》 《너를 훔친다》 《손》 《일부의 사생활》 《경계의 도시》(공저) 《언어의 모색》(공저)
▷사진산문집 『시인박물관』 『나는 사랑입니다』 『댕댕아, 꽃길만 걷자』
▷연구서 『발화의 힘』, 대학교재 『마음 치유와 시』
▷고려대 일반대학원 문학박사(고려대, 한서대 출강)
▷현 조병화문학관 상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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