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가 보호무역주의로 급선회하면, 어떻게 될까? 세계 초강대국이 거래적 외교 정책이 동맹보다 낫다고 결정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전쟁이 격화되고, 위협적인 적대세력이 힘을 합치고, 인공지능(AI)이 의료에서 전쟁까지 모든 것을 바꾸는 등의 재설정(reset)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세계는 곧 알게 될 것이다.
선거 운동에서, 트럼프 씨는 엄청난 변화를 약속했다. 그것은 가능하지만, 선거 연설의 수사(rhetoric)는 통치의 현실과 상당히 다르다. 트럼프 씨가 자신의 팀을 위해 선택한 사람과 그들이 집중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그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트럼프 씨의 조기 임명은 충성심, 강경함, (제도의) 와해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 정책 테스트는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 하루 만에 끝낼 것이라고 거듭 말했고, 신속하게 협상을 타결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그의 근육질 외교의 첫 번째 사례로서, 그 결과는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손실을 감수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안전 보장을 제공한다면, 미국(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취약하게 만드는 일방적인 평화 협정에 강제로 참여시킨다면, 푸틴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의 생존은 유럽인들이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게 되는데,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테스트이다. 중국과 다른 잠재적인 침략자들은 알아차릴 것이다. 곧, 미국의 약속은 헛된 것이다.
중동은 다른 종류의 초기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에서 휴전에 동의하도록 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에게 빠른 승리를 안겨주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일한 장기적인 해결책인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길로 이스라엘을 이끌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싶어 할 것이다. 특히 이란이 그를 암살하려고 음모를 꾸몄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첫 임기의 제재 정책인 “최대 압력”은 이제 덜 강력한 것으로 판명될 것이다. 이란은 주로 중국에 석유를 판매하기 위해 그림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두었다.
가장 중요한 선택은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일 것이다. 중국경제는 현재 약하지만, 중국은 트럼프가 2017년에 처음 대통령이 되었을 때보다 더 공격적이고 더 강력한 적수이다. 트럼프는 남중국해에서 빠르게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그가 필리핀을 지원할지 아니면 포기할지가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다.
중국은 또한 트럼프가 관세에 대해 얼마나 극단적인지를 밝힐 것이다. 그는 중국 수입품에 대해 60%의 관세(다른 모든 국가에 대해서는 10~20%)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협상을 위한 허풍일까, 아니면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를 분리하려는 진정한 열망일까? 이는 2025년에 분명해질 것이다. 관세 시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와 주목을 끌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순위 목록의 맨 위는 불법 이민일 것이다. 대량 추방에 대한 과시적인 노력이 예상된다. 세금 인하도 우선순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 1기 때의 세금 패키지(tax package·세금 관련 법안이나 정책 모음)가 2025년 말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동안 10조 달러 상당의 새로운 세금 감면 약속을 추가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이러한 규모의 ‘예산 파괴’(budget-busting·예산을 초과하거나 예산에 큰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의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다. 약물 규제에서 군수 조달에 이르기까지 규제를 해제하고 정부 기구를 재창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개혁은 미국이 생명공학기술과 AI를 포함한 최첨단 기술을 얼마나 빨리 채택하고 확산시킬지를 결정할 것이다. 엘론 머스크가 책임을 맡을 것이다.
연방 예산을 2조 달러 삭감하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은 터무니없다. 하지만 미국이 급진적인 신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정부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분명히 옳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진정으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의 행정부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관세를 좋아하는 사람이 결국 미국의 많은 일자리를 재편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속화하는 데 책임을 맡는다면, 이는 아이러니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대하는 것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의제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미국의 미래 번영과 군사적 안보를 보장하는 데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 차례네, 엘론.
-The Economist/The World Ahead 2025/'The three forces that will shape 2025'/Nov 18th 2024-
<작가/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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