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숙 시인의 '詩의 아고라'(150) 에덴의 동쪽 East of Eden, 이상옥
손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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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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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
East of Eden
이상옥
오늘이 어제를 밀어내고 또 내일로
역사의 부유물 둥둥 떠 흐르는 메콩강
Today pushes away yesterday and moves on to tomorrow
As Mekong River flows, carrying the flotsam of history
이상옥 디카시집 《에덴의 동쪽》을 읽었다. ‘2024’
이상옥 시인은 ‘디카시’를 창제한 본인이다. 이상옥 이전에는 ‘디카시’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다. 우리는 그저 사진에 제목을 달거나, 약간의 의미 부여와 함께 사진전을 한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상옥은 사진과 시가 등가를 이루면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발상으로 디카시의 이론을 정립했다. 이상옥이 주장하는 ‘디카시’란 사진과 시를 단순하게 접목하는 것이 아니라, 반과 반이 합쳐져서 완성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는 완전한 사진도 완전한 시도 디카시의 범주에서는 벗어난다. 사진과 시가 각각 반반으로, 이를 합하여 그제야 온전한 텍스트가 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디카시’는 지금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모국어가 서툴거나 그리워하는 재외동포들 사이에서는 모국어로 시를 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거나 구원이 되었다. 그렇게 사진이미지와 다섯 줄 내외의 문자기호의 결합은 ‘디카시’라는 하나의 장르로 탄생을 한다. 이상옥의 ‘디카시’ 〈에덴의 동쪽〉도 아름다운 사진 한 장과 메콩강의 전경을 담담하게, 그러나 짧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간과 역사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어렵지는 않게 그러나 예술의 기본인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 이것이 디카시의 방향타가 아닐까, 필자의 소견이다.
◇손현숙 시인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멀어도 걷는 사람》 《너를 훔친다》 《손》 《일부의 사생활》 《경계의 도시》(공저) 《언어의 모색》(공저)
▷사진산문집 『시인박물관』 『나는 사랑입니다』 『댕댕아, 꽃길만 걷자』
▷연구서 『발화의 힘』, 대학교재 『마음 치유와 시』
▷고려대 일반대학원 문학박사(고려대, 한서대 출강)
▷현 조병화문학관 상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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