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AI 도우미 Copilot 그림]
인생의 주소
문무학
젊은 날 식탁에는 꽃병이 놓이더니
늙은 날 식탁에는 약병만 즐비하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에 있던 것을
꽃 같은 시절에는 몰랐다. 꽃의 향기에 취하고, 풋풋함에 취하고, 그 눈빛에 매료되면서 내가 바로 꽃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헤맸던 것 같다. 식탁 한 켠의 분위기를 책임질 때까지의 그 소중함을 몰랐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레 그 자리를 약병이 차지하고 있다. 꽃병과 약병 사이에 놓여있던 많은 날들은 어디가고, 약의 힘으로 버티는 날들이 인생의 현주소가 되어버렸는지......
김석이 시인
◇김석이 시인
▷2012 매일신문신춘 당선
▷2013 천강문학상, 2019 중앙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 《비브라토》 《소리 꺾꽂이》 《심금의 현을 뜯을 때 별빛은 차오르고》
단시조집 《블루문》 동시조집 《빗방울 기차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