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한 길 수

젖은 눈빛이 더 따스하다는 것을
이별을 앓고 나면 안다

귓가에 속삭이듯 나지막한 이야기는
차오르는 달빛처럼 부드럽지만
안다 내 마음이 뾰족해서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모닥불에 내 등을 쬐어 그대 가슴에
온기를 전달해야
사랑의 진심이 전이된다는 것을

당신은 사사로운데 나는 서먹해질 때

미소가 눈물보다 더 슬프다는 것을
안다
추운 겨울 눈길을 걸어보면
등진 햇살이 더 따스하다는 것을

- 시인들이 선정한 올해의 좋은 시 2025, 한국문연 vol. 12

시 해설

암만 연습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별이라고 알고 있는 필자는 시인이 ‘이별을 앓고 나면’ 상대의 ‘젖은 눈빛이 더 따스하다는 것을’ 아는 것에 동의한다. 그도 젖을 만큼 이별이 아픈 것이다.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말이 달빛처럼 부드러운데 시인의 마음이 때로는 ‘뾰족해서’ 그에게 ‘상처로 남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무디어지지 않은 마음은 오히려 내면 심리에 사랑의 집착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시인은 ‘등’이라는 말을 쓴다. 등은 나의 뒤이며 뒤에서 나를 보는 사람에게는 ‘앞’이다. 그의 관심과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
모닥불에 내 등을 쬐어 그대 가슴에’ 가만히 안기면 온기를 전달할 수 있고 사랑의 진심을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사사롭게 대하여 시인이 ‘서먹해질 때’는 미소를 머금더라도 슬픔이 더 짙다는 것도 안다는 시인은 또 ‘등’을 생각한다. 비록 돌리고 있어 등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랑이 있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라면 ‘추운 겨울 눈길’에서 걷다가 ‘등진 햇살이 더 따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관심을 못받고 홀로 간다면 등 뒤에 찬바람 불고 수치심도 느끼게 마련이다. 사랑도 이별도 각자의 등은 뒤로 하고 진심을 전해야 한다.

조승래 시인

◇ 조승래 시인은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이사, 문학의 집 서울 이사, 계간문예작가회 부회장, (구)포에지창원 '시향문학회' 회장, 가락문학회, 시와시학회, 함안문인회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취미생활로는 검도를 하고 있다(4단. 대한검도회 영무검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