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본사회연구소(이사장 남송우)의 기관지 인본세상(편집주간 김영춘) 가을호(28호)가 최근 나왔다.
인본세상 가을호는 인본특집으로 '해양수도 부산, 어떻게 만들 것인가?' 를 주제로 한 각계 전문가와 부산시민의 글 다섯 편을 실었다.
김태만 한국해양대학교 교수의 '해양수도 부산, 대한민국 도약의 백년대계를 열다, 허윤수 (재)부산연구원 부원장의 '세계 해양도시의 발전 사례를 통해 본 정책적 시사점', 김현 한국해사컨설팅 물류사업본부장의 '무엇으로 해양수도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이현 해양수산부 장관정책보좌관의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해양수도 부산', 구자상 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상임대표의 '잘 짜여진 녹색항구도시를 제안한다', 이상원 부산시민의 '바다의 도시, 부산으로 향하는 해양수산부' 등이다.
인본세상 가을호는 이밖에도 김성용의 사진으로 본 세상, 조경일의 북한 이야기, 장백산의 청년의 눈, 김해창의 보물찾기, 박선영의 음악산책, 구수경의 단체탐방, 정과모의 단편소설, 김윤정의 추천영화, 그리고 이성주의 특별기고 '네 번째 부자 배낭여행-리장과 차마고도의 길 위에서' 등 인본주의적 인간 이해와 사회를 모색하는 다채로운 글을 담았다.
다음은 인본세상 가을호의 '들어가는 글' 전문이다.
다시 꾸는 '해양수도 부산'의 꿈
김영춘(편집주간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제16·17·20대 국회의원)
지난 6·3대선을 지나오면서 ‘해양수도 부산’의 화두가 다시 전면에 대두되고 있다. 과거에는 선거 때마다 나오던 상투적인 수사로 여겨졌지만 이번에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주창한 북극항로 개척의 전진기지, 해양수산부의 연내 부산 이전과 같은 대형 이슈와 함께라는 점이 특별하다. 그래서 지역균형발전의 적극 주창자들인 인본세상 편집진은 이 주제를 이번 호의 특집으로 정했다.
해양수도라는 비전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대해 해양 분야에서만이라도 부산이 제1의 중심지 기능을 하는 도시라는 의미일 것이다. 해양수산부의 본부 이전도 그런 차원에서 강조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러서는 부산과 국가 발전의 잠재력을 국경의 틀 안에 가두어버리는 한계가 생길 것이다. 대한민국의 해양 1번지에 만족해서는 나라 안의 기존 부와 에너지를 이 지역에 모으는 것일 뿐,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래서 해양수도 부산은 우리나라를 벗어나 동북아시아 전체의 해양 중심지가 되겠다는 큰 목표하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창한 북극항로 개척의 전진기지론은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과 적극 결합 될 수 있는 비전이다. 물론 북극항로 개척이 상업적으로 금방 실현될 수 있는 단기적 사안은 아니다. 우선 북극해 연안의 천연가스, 원유 등 자원 수송 차원에서부터 관련국들과 협력하면서 경제성 있는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런 협력과 투자의 결과로 쇄빙선 및 내빙운반선 건조, 벙커링 기지 구축 등이 이루어지고, 연중 북극해의 해로가 열리면서 그 항로를 이용하려는 물류가 부산진해항으로 집적될 때 부·울·경 지역 전체의 경제적 활력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이런 조건들을 따져 묻고 선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와야 할 것이다. 이번 특집도 그 일환이다.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김태만 교수(전 국립해양박물관장)께서 필진의 구성과 함께 원고도 써주셨다.
우리는 또 묻는다. 경제적, 행정적으로 중심지 기능만 수행하면 해양수도로서 자리매김될 수 있는가? 특히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매력 있는 해양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려면 그 도시와 시민들 전체가 해양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해양 종사자들에 대한 존중과 우호적 마인드는 필수적인 조건일 것이다. 이런 문제 제기와 이행은 지역 시민사회의 몫이고 역량이다. 이런 문화를 갖지 못한 도시가 해양수도라는 이름을 쓰기란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매호 연재하던 해외통신 대신 중국 ‘차마고도’ 기행문을 싣는다. 필자는 원주의 자연휴양림 <피노키오숲> 운영자인 이성주 박사(관광경영학)이다. 앞으로도 숲과 힐링, 여행에 대한 글을 자주 부탁드려야겠다.
김해창 소장님이 부산의 공원들을 주제로 한 신간을 출간했는데 <보물찾기>에 적절하다고 여겨져 그 일부를 발췌 소개한다. 인문단체 소개는 부산교대 앞의 책방 <감>을 늘 수고하시는 구수경 사무처장이 찾았다. <감>은 요즘 도서관의 세계적 흐름이 그러하듯이 책만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독서모임, 북토크, 회의공간 등으로 활용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단편소설 꼭지는 새로이 정광모 작가를 모셨다. <그거 고물이라니까요>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옥동자들을 자주 선보여주시면 좋겠다.
언제 끝나나 싶었던 폭서의 여름이 가고 이제 드디어 가을이 온다. 자연은 어김없이 돌고 돈다.
<편집주간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제16·17·20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