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고무통 텃밭 – 박홍재

박홍재 기자 승인 2022.03.26 22:46 | 최종 수정 2022.03.29 11:33 의견 0

고무통 텃밭
                        박홍재

 

 

여문 씨 꼭 껴안아 가슴으로 다독여서
따가운 볕살 피해 싹을 밀어 올려놓고
새들이 둥지를 틀듯
죽지 하나 펼쳤다

찢어진 옆구리로 물이 새고 바람 들면
해 뜰 때 둘러보는 발자국 음표 따라
잠방이 스치는 소리
칭얼대는 아침 투정

담장 안 담장 밖에 하물며 담장 위에
크고 작은 나름으로 꿈을 안은 품속에는
밭뙈기 부럽지 않게
송송 솟은 푸성귀    

<시작 노트>
부지런한 사람은 무엇이든지 해냅니다.
고무통에 씨앗을 뿌리고 소소한 수확을 얻습니다.  
그 씨앗은 가꾸는 이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정성이 키우고 손길이 닿아 싱싱한 푸성귀는 자랍니다.
거두는 기쁨은 두 배가 될 것입니다.
입에서 내는 소리는 가꾸는 힘듦도 잊힙니다.
부지런히 우리의 마음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더 나은 내일이 열릴 테니까요.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박홍재 시인

▷경북 포항 기계 출생
▷2008년 나래시조 등단
▷나래시조시인협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오늘의시조시인회의회원
▷세계시조포럼 사무차장(현)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현)
▷시조집 《말랑한 고집》, 《바람의 여백》 
▷부산시조작품상 수상
▷인저리타임 객원기자 taeyaa-park@injuryti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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