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6) 사후(事後)의 뉘우침으로 닥칠 일의 어리석음을 깨트려라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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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17:17 | 최종 수정 2021.01.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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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 사후(事後)의 뉘우침으로 닥칠 일의 어리석음을 깨트려라.
배부른 뒤에 맛을 생각하면 맛이 있고 없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교접(交接)한 뒤에 음사(淫事)를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조차도 모두 끊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항상 사후(事後)의 뉘우침으로
닥칠 일의 어리석음을 깨트리면
성정(性情)이 바르게 되어 행동에 그르침이 없을 것이다.
- 飽後(포후) : 배불리 먹은 후. 飽는 ‘배부르다, 배불리 먹다’ 의 뜻.
- 都(도) / 盡(진) : 모두
- 消(소) / 絶(절) : 없어짐 / 끊어짐
- 濃淡之境(농담지경) : 음식이 맛있고 없고의 경계. 境은 경계(境界)의 뜻.
- 男女之見(남녀지견) : 남자와 여자의 관념. 見은 견해(見解) 관념(觀念)의 뜻.
- 臨事(임사) : 일에 착수하려는 것.
- 癡迷(치미) : 어리석음과 혼미(昏迷)함. 미망(迷妄).
- 性定(성정) : 본성이 확고부동(確固不動)하여 동요하지 않음.
- 無不(무불) : ~하지 않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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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림 - 첫 번째 화살은 맞을지언정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라
채근담의 이 장은 어쩌면 저자 홍자성이 인간의 원욕(原慾)을 가장 적나라(赤裸裸)하게 언급한 유일한 대목일 것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에게는 생리적인 기본 욕구 - 본능(本能)이 있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식욕(食慾)과 성욕(性慾), 그리고 수면욕(睡眠慾)일 것이다. 그것을 긍정하든 부정하든, 수행(修行)에 있어서 이는 그 마지막까지 넘어야 할 벽(壁)과 관문(關門)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누구나 언제든지 실족(失足)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생명들과 달리 사람은 이러한 욕망에 사로잡혀 비록 일을 저지르지만 항상 일이 끝난 뒤에는 그 욕망의 허망함을 뉘우치고 그에 대한 깨달음을 간직하게 된다. 그리하여 다시 그러한 욕망이 일어나더라도 매번 붙들려 넘어지지는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알아차림’ 이라고 하며, 부처님께서는 ‘첫 번째 화살은 맞을지언정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라’ 는 비유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설법 - <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라 >
어리석은 범부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게 되면 좋다거나 나쁘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이겠는가?
범부들은 자기 감정에 포로가 되어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감정을 갖더라도 그것의 포로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첫 번째 화살을 맞고도 또 두 번째 화살까지 맞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첫 번째 화살은 맞을지언정 결코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다.
- 『잡아함경』-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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