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道无知)의 채근담 읽기 (25) 객기(客氣)를 물리치고 망심(妄心)을 없앤 이후에야 …
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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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06:00 | 최종 수정 2021.01.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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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 - 객기(客氣)를 물리치고 망심(妄心)을 없앤 이후에야 …
뽐냄과 오만은 어리석은 객기 아닌 것이 없으니
이를 항복받아 물리친 이후에 바른 기운을 펼칠 수 있으며,
욕망과 의식(주관)은 모두 헛된 마음이니
이를 소멸하고 다 없앤 뒤에야 참된 마음이 나타나는 것이다.
- 矜高(긍고) : 우쭐대고 잘난 체함.
- 倨傲(거오) : 거만(倨慢)하고 오만(傲慢)함.
- 盡(진) : 앞에 것(盡屬妄心)의 盡은 ‘모두, 죄다’ 를 뜻하고, 뒤의 것(得妄心盡)의 盡은 ‘다하다, 사라지다’ 의 뜻이다.
- 消殺(소쇄) : 소멸하여 사라짐, 지워 없앰.
※ 殺(쇄)가 ‘강세의 어조사’로 쓰이는 용법
殺는〔살/쇄〕두 가지 음으로 읽는데, ‘죽이다, 없애다, 깨트리다, 무시무시하다, / 덜다, 감하다, 쇠하다, 매우, 심히’ 등의 뜻이 있다. 그 중에서도 어조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어조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 용언에 붙여 쓰는데 아래에 그 용례를 살펴보자.
① 昨來示我十餘篇(작래시아십여편) 詠殺江南風與月(영쇄강남풍여월) - 오융(吳融) 「증광리태사가(贈廣利太師歌)」중에서
- 어제 나에게 10여 편을 보이며 / 강남의 풍월을 읊어 댄다
② 若待功成拂衣去(약대공성불의거) 武陵桃花笑殺人(무릉도화소쇄인) - 이백(李白) 「분도산수가(粉圖山水歌)」중에서
- 만약에 공을 이루고도 옷깃을 떨치고 (그 자리를) 떠난다면 / 무릉의 복사꽃이 (진정) 그를 웃으며 반기리
③ 笑殺陶淵明(소쇄도연명) 不飮杯中酒(불음배중주) - 이백(李白) 「고풍(古風)」중에서
- 참으로 우습도다, 도연명이 / 잔 속의 술을 마다하다니
위 문장에서 殺(쇄)를 ‘죽이다’ 로 해석한다면 참으로 ‘웃겨 죽일’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처럼 殺는 우리말로 치면 ‘~ 대다’ ‘ ~ 쌓는다’ 로 풀이할 수 있으며 부사어를 곁들인다면 ‘참으로(진정) ~하다, 매우(심히) ~하다’ 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 - 대다 / - 쌓다 : 동사의 어미 -아/어 뒤에 쓰이어, 그 동작의 정도가 심하게 계속됨을 나타내는 조동사이다.
<배움의 공동체 - 학사재(學思齋)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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