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년전 네안데르탈인도 부싯돌 사용해 불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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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08:53 | 최종 수정 2018.07.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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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구진, 네안데르탈인 석기 분석해 용도 규명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앞서 유라시아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도 부싯돌 같은 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불을 피워서 사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앤드루 소렌슨 교수팀은 1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약 5만년 전 구석기 유적인 무스테리안 등 프랑스에서 출토된 네안데르탈인들의 중·후기 구석기 유물들을 정밀 분석, 이들이 석기를 황철석 같은 돌에 두드리는 방식으로 불을 피웠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기 전 유라시아 지역에 약 40만년 전부터 4만여년 전까지 살다가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처럼 불을 사용했다는 것은 많은 유적에서 확인됐으나 이들이 어떻게 불을 얻었는지는 계속 논란거리가 돼 왔다.
유라시아 전역의 호모 사피엔스 유적에서는 부싯돌을 철이 함유된 황철석 같은 돌에 두드려 불을 붙였음을 보여주는 독특한 형태의 석기가 다수 출토됐으나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는 그런 도구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렌슨 교수팀은 이 연구에서 프랑스 내 여러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 발견된 양면 타제 석기들을 정밀 분석했다. 이들 석기는 네안데르탈인들이 사냥한 동물을 해체하는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돼온 것들이다.
연구진은 이 분석을 통해 타제 석기 표면에서 광물이 함유된 단단한 암석에 반복적으로 두드렸음을 시사하는 광물질 흔적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어 이런 흔적들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밝혀내기 위해 타제 석기 복제품을 만들고 이를 황철석에 두드려 불을 붙이는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석기 표면에 생긴 광물질 흔적들과 네안데르탈인들의 도구에서 발견된 광물질 흔적들을 비교한 결과 복제한 타제 석기를 부싯돌처럼 사용해 불을 붙이는 실험을 할 때 만들어진 흔적이 네안데르탈인 석기 표면의 흔적과 가장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자연에서 불씨를 얻어 사용했는지 스스로 불을 피웠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였다"며 "이 연구 결과는 그들이 체계적으로 자주 불을 피워 사용했음을 유물을 통해 보여주는 첫 직접 증거"라고 밝혔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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