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20)군인들의 겨울나기
강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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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3 16:39 | 최종 수정 2019.01.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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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구워낸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무는 군인과 마주했다.
두꺼운 털모자를 두르고 솜옷마냥 두꺼운 군복을 덧입었다.
뼛속을 에이는 압록강변 삭풍에 온몸이 얼어붙을 지경이다.
차디찬 강바람에 빨갛게 달아오른 두 볼 사이로 호호 불며 까먹는 군고구마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간식이 될 터이다.
초소를 지키는 초병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가져다준 노란 고구마의 속살이 왠지 다정스럽기까지 하다.
땔감으로 장작을 구해 돌아가는 저 병사들이 먹을 고구마도 남겨져 있을까.
군인들의 차디찬 겨울나기는 언제쯤이면 끝날까...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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