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두 장 벽돌을 포개고 엎어 고층건물 하나 강변에 우뚝 섰다.
하늘에 닿을 듯 높다란 건물이 위용을 뽐낸다.
회색빛 콘크리트의 견고함마냥 튼실해 보이지만 비뚤비뚤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쌓고 다졌다.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선동구호 아래 밤낮없이 인력을 동원하고 제대로 된 안전장비 하나 갖추지 못한 채 외벽에 매달렸다.
고층건물 한 채 바라보며 북한경제가 좋아졌다 말하겠지만 실상은 돌격대 청춘들의 아픔이 켜켜이 쌓인 모래 위의 집과 같다.
낡은 크레인 앞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람들...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