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15)북조선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강동완 승인 2018.12.11 23:36 | 최종 수정 2018.12.11 23:53 의견 0

11월의 압록강변에 매서운 겨울바람이 내려앉았다.

어머니로 살아가야 하는 억척스러움 때문일까, 아니면 여성들에게 나라의 꽃이라 치켜세우며 영웅이 되라하는 선전 때문일까.

북한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건 순간순간을 견뎌내야 하는 고통의 연속인 듯하다.

한줌의 배추를 등에 짊어지고 수 십리를 걸어가는 여성, 꽁꽁 얼어붙은 땅에서 땔감 두어 개를 주워 가는 여성, 한 보따리나 되는 짐을 자전거에 싣고 강뚝을 가르는 여성, 식량보따리 하나 둘러메고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성, 추위에 빨갛게 달아오른 볼에 맨손으로 작업하는 여성, 시리도록 차가운 강물에 발 담그고 빨래하는 여성...

그렇게 한겨울을 또 견뎌내야 하는 조선의 여성들에게 따스한 봄바람은 언제쯤 일렁이려나.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라며 부르는 북한노래 가사처럼 그녀들의 삶도 봄볕을 노래하는 한송이 꽃처럼 찬란하기를...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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