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교수의 '북중접경 5000리를 담다' (11)압록강의 배추전투

강동완 승인 2018.11.26 20:42 | 최종 수정 2018.11.26 21:03 의견 0
시린 강물에 김장배추를 씻는 북한 모녀.
시린 강물에 김장배추를 씻는 북한 압록강변의 모녀.

11월의 압록강변에 밤새 눈이 내렸다.

북한의 김장은 강물에 배추를 씻는 배추전투에서부터 시작된다.

배추를 씻는 손마디가 차디찬 물가에 젖어든다.

얼음장처럼 시린 강물에 온몸이 얼어붙어도 자식들만을 위해서는 따스한 장갑 꼬옥 여며주었다.

동생의 입에선 입김이 서리고 누나는 고구마를 한 입 베어문다.

어김없이 찾아온 혹독한 겨울을 지나면 파란 봄날이 올까?

엄마와 언니(누나)가 김장배추를 씻는 동안 고구마를 베어무는 아이들.
엄마와 언니(누나)의 배추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두 동강난 이 땅의 참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 줌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동아대학교 교수 / 북한이탈주민지역적응센터(부산하나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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